6.2 지방선거 패배 이후 다시 '친서민 중도실용주의' 노선을 강조하고 나선 이명박 대통령이 그간 '고분양가'로 톡톡히 재미를 봤던 건설사들에게 경고 메시지를 꺼내들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17일 "현재 일부 건설사들의 어려운 부분을 살펴보겠지만, 건설경기에 편승해 무책임하게 주택시장에 뛰어들었다가 많은 이들에게 부담을 준 데 대해 도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주택시장 동향 평가 및 시사점'을 주제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건설사들의 부도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직접 이들의 '도덕적 책임'를 언급한 것.
이에 따라 건설사들의 부실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후속 대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는 "이날 회의에서는 건설사 자금사정이 앞으로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며, 부실 건설사 구조조정을 통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한다는 의견들도 대두됐다"고 전했다.
"실수요자 거래불편 해소해야"…DTI 완화에는 부정적
이어 이 대통령은 "주택가격의 안정 기조는 지속되어야 한다"며 "이제 정부 정책은 실수요자를 배려해 거래 불편을 해소하는 데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의 부동산시장 침체와 관련해 거래 활성화 대책 마련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 11일에도 이 대통령은 "지방에 가면 건설경기가 부진해서 바닥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 당국이 (건설경기 부진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투기목적으로 주택을 사던 시대는 지났다"며 "이제 주택은 투기목적이 아닌 주거목적이라는 큰 흐름에 맞춰 가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는 이제 정책을 실수요자 위주로 세심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며 "이사를 가고 싶어도 집이 팔리지 않아 불편을 겪거나 갑자기 전세값이 올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선의의 실수요자들을 살필 수 있도록 주거의 안정측면에서 정책을 검토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정부는 총부채상환비율(DTI) 논란과 관련해 당분간 완화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이어가고 있다. 청와대는 "오늘 회의에서는 경제연구소를 포함한 학계와 금융계 등에서 전문가들이 참석해 토의를 진행했다"며 "DTI 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대부분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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