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독 간호사, 파독 광부.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산업화 시대의 상징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들을 자주 '호명'하며 보수 정치의 자원으로 동원했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15일 파독 광부, 파독 간호사, 6.25 전쟁 영웅 유족 등 국가 유공자 및 보훈가족 226명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
박근혜 정부와 달랐던 점. 오찬에는 청계천 여성 노동자, 민주화운동 희생자 등도 함께했다. 이들을 모두 '애국자'라고 통칭했던 지난 6일 문 대통령의 현충일 기념사의 연장선이다.
문 대통령은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국가유공자 여러분과 보훈가족들이 사회로부터 존경받고 제대로 대접받아야 하는 게 대통령으로서 저의 소신이고 분명한 의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러분 모두를 잘 모시면서 따뜻한 보훈을 실천해 나가겠다. 무엇보다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이 억울하고 서럽고 불편함이 없도록 소통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오늘 이 자리에는 파독 광부, 간호사, 청계천 여성노동자 등 우리 경제발전에 온몸으로 기여한 분들을 함께 모셨다"며 "오랜 시간 동안 그 공로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방법은 달랐지만 나라를 위한 헌신과 공로는 한결같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마음의 훈장만으로 다 보답할 수 없지만 한 걸음씩 우리 사회의 인식을 확신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보훈단체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보훈단체들도 앞으로도 우리 국민들의 애국심과 보훈 의식이 높아지도록 큰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국민 통합이야말로 가장 튼튼한 안보"라며 "국민 통합에 앞장서달라고 부탁드린다. 정부도 보훈단체와 함께 손잡고 간다는 생각을 놓치지 않겠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 각별한 신경을 쓴 청와대의 의전도 눈길을 끌었다. 참석자들이 버스에서 하차해 오찬 장소인 영빈관에 입장할 때까지 국방부 의장대가 사열해 이들을 맞았다. 외국 정상 방문 등에만 사열했던 국방부 의장대가 민간인 초청 행사에 사열한 것은 이번이 처음.
문 대통령 내외와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은 영빈관 2층 입구에 서서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226명과 악수를 나누는 데만 36분의 시간이 소요됐다.
한 파독 간호사는 "저희들 정말 영광이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보훈의 달에 이렇게 초청을 받아서 영광"이라고 했다.
한 6.25전쟁 참전 용사는 "우리는 나라를 지켰다. 그래서 오늘 훌륭한 대통령이 있다. 정말 잘해야 한다. 잘해달라"고 당부했다.
김덕남 상이군경회장은 "대통령은 국가를 위한 헌신 국민에 보답하겠다며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 강화를 말했다"면서 "특히 국가보훈처장은 그동안 쭉 차관급이었는데 대통령이 오자마자 장관급으로 격상해서 국가유공자와 가족의 예우와 위상을 지켜줬다. 참으로 고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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