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 참패와 관련한 여권 내부의 '쇄신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이 이에 대해 직접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예상된다.
'진압'이냐, '언론플레이'냐
11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최근 "초선들이 정치를 잘못 배웠다"고 말했다고 한다. <조선일보> 역시 연판장에 서명한 한 초선의원을 인용해 이러한 이 대통령의 발언을 보도했다.
일부 청와대 참모진들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공개적으로 쇄신을 요구하고, 연판장을 돌리는 등 '집단 행동'에 나선 한나라당 내 개혁성향 초선의원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발언이 사실이라면 쇄신을 요구하는 한나라당 내부의 목소리는 급격하게 추동력을 잃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해 재보선 이후 역시 개혁성향 친이(親李)계 의원들에 의해 불거졌다가 결국 유야무야된 '쇄신정국'의 재판이 될 수 있다는 것.
반면 청와대 내부에는 해당 발언의 진위 여부에 의구심을 표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실제로 최근 확산되고 있는 쇄신논란은 온갖 '설(說)'이 난무하는 여권 내부의 '파워게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지난 9일 정운찬 국무총리가 이 대통령에게 쇄신안을 보고하려다 일부 참모들의 '블로킹'에 의해 저지당한 것으로 알려진 대목도 이같은 치열한 여권 내 암투의 산물로 해석된다.
정운찬 총리의 이같은 움직임이 언론에 전해진 것은 일부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만난 모 대통령 직속기구 관계자의 전언에 따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관계자 역시 '쇄신파'로 분류되는 인사다.
결국 이날 "초선이 정치를 잘못 배웠다"는 이 대통령의 발언이 언론에 보도된 것은 쇄신의 '대상'으로 지목된 일부 청와대 참모진들의 '반격'이 아니겠느냐는 분석도 있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원래 상대방을 직접 매도하는 발언을 잘 하지 않는 편"이라면서 "어떤 경위로 이런 기사가 보도됐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 역시 "그러한 발언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대통령과 여당 내 쇄신파를 이간질하려는 일부 인사들의 '언론 플레이'가 아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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