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야당의 '강경화 갈등'이 최고점으로 치닫고 있다. 인사 청문 국면의 1라운드는 결국 문재인 대통령의 강경화 임명 강행 수순으로 돌입했다. 야당은 국회 보이콧 가능성까지 언급한 상태다. 문재인 정부 조각 과정의 2라운드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 김상곤 교육부 장관 후보자,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뇌관으로 떠올랐다.
이 세 사람에 대한 청문회는 이전 청문회와는 다른 양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최악의 경우 '낙마 1호 장관 후보자'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라운드는 1라운드에 비해 두 가지가 다르다. 첫째, 사안의 성격이다. '성 인식', '음주 운전' 등 앞선 후보자들보다 이들 후보자들에게 상대적으로 더 치명적인 도덕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둘째, 정치적 환경이다. 문 대통령이 이번 주말께 강경화 후보자를 임명할 경우 여야 관계가 이전보다 경색될 전망이다. 야당도 벼르고 있다.
안경환 후보자는 저서의 '여성 비하적' 표현과 음주 운전을, 김상곤 후보자는 논문 표절을, 조대엽 후보자는 음주 운전과 임금 체불 문제 등을 지적받고 있다. 인권위원장 출신의 '인권 감수성'이,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논문 표절'이,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임금 체불' 이 문제되고 있다는 점에서 가벼이 넘길 사안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 부담도 크다. 이미 김상조 위원장과 강경화 후보자 청문회를 거치며 '위장 전입'의 기준을 한 번 후퇴시켰다는 지적을 받은 청와대로서는 이번엔 스스로 세운 '5대 원칙' 중에 하나인 '논문 표절' 원칙까지 후퇴시킨다는 비판을 감수해야 한다.
국민의당 이용호 정책위원회 의장은 15일 원내정책회의에서 "박사 학위 논문 44곳, 석사 학위 논문 130곳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김상곤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교육부총리에 매우 부적합하다"면서 "학생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부 수장으로서 표절은 치명적인 결함"이라며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이용호 정책위의장은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장관으로서 부적합성을 논하기보다 범죄자냐 아니냐를 논해야할 지경"이라며 "더 말하기도 부끄럽다. 음주 운전자는 범죄자일 뿐이라는 본인의 말에 대입하면 범죄자가 법무부 장관이 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안경환 후보자에 대해서는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에 이어 정의당마저 '부적격'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자유한국당 여성 국회의원, 당협위원장들은 이날 안경환 후보자의 여성 비하적인 표현들을 지적한 뒤 "안경환 후보자는 '진보 법학자' 행세를 중단하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조대엽 후보자도 충분히 위태롭다. 조 후보자는 2007년 만취 음주 운전을 한 바 있고, 조 후보자가 사외 이사로 있는 한국여론방송의 직원 4~5명이 임금 체불 3000여 만 원에 대한 진정서를 노동지청에 접수한 상태다.
국민의당 이동섭 원내부대표는 "음주 운전은 살인미수나 다름 없다. 얼마나 인재가 없으면 음주 운전 전력을 봐주자는 고육책을 내놓겠는가. 참으로 안타깝다"고 정부와 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이 음주 운전을 '중대 검증 기준'이라고 밝혔던 점도 부담이다.
세 후보자 거취의 향배는 여론이 가를 것으로 보인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강경화 후보자를 임명할 뜻을 밝히면서 세 가지 근거를 들었다. 첫째 장관 임명권을 가진 대통령의 법적 권한, 둘째 외교부 장관으로서의 능력, 셋째 국민들의 지지다.
특히 문 대통령은 "국민의 뜻에 따르겠다"며 강 후보자에 대한 '여론 지지율'로 마지막 방어선을 쳤다. 같은 기준을 적용할 경우, 안경환, 조대엽, 김상곤 후보자의 운명을 가를 변수는 여론의 향배가 된다. 한 야당 의원은 "(안경환, 김상곤, 조대엽 후보자 셋 중에) 안경환 후보자가 제일 문제다. 여론이 가장 안 좋지 않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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