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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전설’ 겐팅그룹 림고통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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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전설’ 겐팅그룹 림고통 회장

[홍춘봉 기자의 카지노 이야기] ⑤‘카지노 신화’ 창조한 전설들

림고통으로부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카지노 사업허가권을 제안 받은 국왕은 깜짝 놀랐다.

“아니 우리나라는 이슬람 국가인데 어떻게 도박장을 설치할 수 있느냐? 다른 것을 원하면 들어 줄 수가 있지만...”

어떤 소원을 말해도 다 들어준다했던 국왕은 잠시 생각을 멈추고 림고통에게 카지노 사업권 제안을 설명해 달라고 했다.

▲1968년 말레이시아 겐팅 하이랜드 산악도로 개설당시 현장 전경. ⓒ림고통 자서전

카지노에 대한 구체적인 사업계획과 자금조달 계획을 구상하고 있던 림고통은 야심찬 자신의 계획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말했다.

“지난 1957년 영국에서 독립했지만 말레이시아는 일자리가 많이 부족합니다. 카지노와 호텔 및 리조트 시설을 하게 되면 수천 명, 수만 명 이상의 일자리가 만들어 집니다. 쿠알라룸푸르에서 북쪽 방향 버스로 1시간을 가면 해발 1800미터의 구눙울루 칼리산이 있습니다. 이곳은 도시와 완전 격리된 산악 밀림지대인데 이곳에 카지노 리조트를 조성할 계획입니다.

쿠알라룸푸르 북쪽 200킬로미터 산악지역에 조성된 고원 휴양지 ‘카메론 하이랜드’은 유럽형 리조트입니다. 그보다 훨씬 가까운 고원산악지대에 세계적인 고원 휴양지를 만들 장소가 있습니다.

쿠알라룸푸르 인근에 고원리조트가 생기면 연중 휴양인파가 몰리게 됩니다. 카지노를 만든 뒤 이슬람을 믿는 말레이 내국인은 절대 출입을 시키지 않겠습니다. 이곳에 도로를 개설하고 케이블카를 설치하면 4계절 서늘하고 아름다운 피서지로 말레이시아 국민들에게 최고의 휴양지로 각광받을 것입니다. 또 연간 수백만 이상의 동남아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습니다.

연간 수천억이 넘는 이익이 생기는데 이익금의 일부를 국왕에게 바치고 30%는 국가에 세금으로 납부하겠습니다. 카지노 리조트는 돈 많은 중국인 화교들이 많이 이용하게 될 것이며 절대 실패하지 않는 사업입니다. 투자비는 전액 중국 화교자본을 유치해 조달할 수 있습니다. 지난 26년간 말레이시아에서 건설업을 하면서 돈도 벌었고 말레이시아를 위해 보답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확신합니다.”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카지노리조트 사업에 대해 설명하는 림고통은 진지했고 자신이 넘쳤다.

국왕은 마침내 그의 방대하지만 구체적인 사업구상을 듣고 범상치 않은 사업가로 판단하고 카지노 사업권을 약속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속담처럼 림 회장이 평소 구상했던 원대한 카지노리조트 꿈이 마침내 이뤄지게 됐다.

카지노 사업권을 림고통에게 특별히 허가해 주도록 당시 나집 툰 라작 초대 총리에게 요청한 국왕은 행정적 지원도 아낌없이 해주도록 특별 지시했다.

▲말레이시아 1링깃 지폐에는 나집 툰 라작 초대 총리 초상화가 들어 있다. ⓒ프레시안

당시 림고통 회장은 말레이시아 정부로부터 해발 1800미터 구눙울루 칼리산 일대 1만2000에이커(약 1470만 평)의 밀림지역을 무상으로 불하받았다.

국왕의 특별지시를 받은 압둘라만 총리는 카지노리조트 인허가에 필요한 행정절차와 인허가 등을 일사천리로 진행토록 했다.

한편 카지노 사업면허를 확보한 림 회장은 동남아 유력 화교와 중국본토를 찾아 카지노 라이센스를 담보로 개발자금 전액을 연차적으로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1965년 마침내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울창한 밀림을 뚫는 카지노리조트 공사가 시작됐다.

카지노리조트의 메인 시설이 들어서는 장소는 국도 입구에서 장장 25킬로미터 밀림지대를 개간하는 매우 험난한 난공사였다.

길이가 수십미터 이상에 달하는 나무들이 빽빽한 밀림지역은 암석과 토사를 깍아 내고 도로를 내면서 케이블카 기초를 다지는 공사는 불도저와 덤프트럭이 동원됐다.

그렇지만 중장비가 미치지 못하거나 지극히 위험한 공사현장은 인부들이 삽과 곡괭이나 톱을 들고 험준한 밀림에서 산악도로 개설공사를 해야 했다.

마침내 1969년 1단계 공사가 완료됐다. 25킬로미터에 달하는 2차선 산악도로가 완공되고 해발 1800미터 정상부근에 설치된 호텔은 60여 객실에 불과했지만 대단한 성과였다.

당시 밀림에 산악도로를 내는 공사과정이 얼마나 위험하고 험난했는지 공사기간 사망한 인부가 200명을 훨씬 넘었다.

림 회장은 항상 공사과정에서 유명을 달리한 노무자들의 원혼을 달래줄 방안을 고민하다가 겐팅하이랜드가 차츰 안정괘도에 들어선 1976년 해발 1400미터 지점에 정수암이라는 절을 착공했다.

무려 16년에 걸쳐 완공된 정수암에는 송나라의 청수조사를 모셨으며 공사현장에서 숨진 노무자들을 넋을 추모하는 공간도 마련했다.

청수조사는 송나라 말 승려로 원나라에 맞서 싸운 민족영웅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곳은 무병장수하고 자손들이 줄줄이 잘 되고 극락왕생하라는 의미로 지은 절로 알려지면서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고 있다.

한편 1969년 호텔이 개장한 뒤 카지노 영업장 공사를 시작하면서 마카오의 ‘카지노 황제’ 스탠리 호를 찾아가 카지노와 호텔에 대한 경영 노하우 전수와 경영참여를 제안했다. 그러나 스탠리 호에게 거절당한 림 회장은 대한민국에 눈길을 돌렸다.

림 회장은 대한민국 최초로 1967년 8월 인천 오림포스호텔 카지노를 개장해 호텔과 카지노 경영에 성공한 사례를 전해 듣고 ‘대한민국 카지노 선구자’인 파라다이스 전락원 회장을 만나 카지노 경영과 호텔경영에 대한 영업과 경영전략을 전수받기로 협약을 맺었다.

이렇게 되어 전락원 회장은 말레이시아 겐팅 하이랜드 이사로 등재되어 겐팅이 성공적으로 카지노와 호텔이 조기에 정착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리조트월드 겐팅의 메인호텔 전경. ⓒ프레시안

당시 겐팅 림 회장은 돈보다 예술적인 감각이 뛰어나고 인간적인 휴머니스트가 풍부한 전락원 회장의 진면모를 보고 전 회장을 매우 존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겐팅 하이랜드는 1975년 호텔과 콘도, 아와나 골프장을 개장하고 아시아 최장 케이블카도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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