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추경안 시정연설을 하기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우원식 원내대표,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 김동철 원내대표, 바른정당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만나 차담회를 하며 추경안 처리를 당부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발등에 떨어진 불인 인사청문회 문제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문 대통령의 국회 방문이 교착 상태에 빠진 정국의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 상황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처리 협조를 부탁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런 말은 없었다"고 답했다. 우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 공백이 길어지므로 원활하게 국정이 진행될 수 있도록 (인사 문제에) 협조를 부탁한다는 말을 오늘 추경안 처리를 말씀하시면서 맨 끝 부분에 했다. 그걸로 대신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인사 문제에 집중하지 않은 것은 '일자리 추경안'에 집중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인사 청문회, 정부 조직 개편안을 이번에 언급하는 것은 주제를 흐릴 수 있고, 대통령이 (인사 문제를) 언급할 (물리적인) 시간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인사 문제는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유일하게 언급했다. 주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지금 임명된 장관 11명 중 9명이 문재인 선거대책위원회와 관련 있는 사람들이어서 국민 통합과는 거리가 먼 것 같다. 인재를 골고루 써주시고, 너무 아는 사람 위주로 쓰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답 없이 이 말을 경청했다고 한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형식을 파괴한 데 대해서는 국민이 높은 지지를 보내고 있지만, 내용은 바뀌지 않았다. 인사, 정책, 예산 문제를 다 정해가지고 와서 국회에 도와달라고 하는 것은 과거 정부와 달라지지 않았다. 형식뿐 아니라 내용도 바뀌어야 진정한 실질적인 의미의 협치가 된다"고 조언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과 차담회에 불참했다. 이날 오전 정세균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원내대표만 만나 추경안 심사를 하기로 합의한 것이 "정치적 도의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오늘 자유한국당 정우택 대표가 차담회에 불참했지만, 끝까지 자유한국당을 믿는다. 국회에서 협치를 통해서 국민께 봉사할 수 있는 길들을 지혜롭게 끝까지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도 자유한국당의 회동 불참에 대해 "반대를 하더라도 말로 반대해야지 행동으로 하면 되나. 소통과 협치는 대통령과 여당만의 몫이 아니고 야당도 같이 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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