딕 더빈(일리노이)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총무는 7일(현지시간) 우리 정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부지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를 거친 후 사드의 추가 배치 여부를 결정키로 방침을 정한 데 대해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더빈 의원은 이날 상원 세출 소위의 육군예산 청문회에서 "내가 보기에 사드는 명백히 한국 국민과 그곳에 있는 우리 군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이같이 언급했다.
그는 "우리의 9억2천300만 달러(약 1조379억 원)짜리 미사일 방어체계를 제외할지 말지에 관한 문제가 한국에서 다시 정치적 논쟁이 된다는 사실이 당혹스럽다"면서 "그들의 논리를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내가 한국에 산다면 나는 한국 국민은 물론 그들을 지키기 위해 그곳에 주둔해 있는 미군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빈 원내총무는 지난달 한국을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 사드 문제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그는 이날 미 정치전문지 워싱턴 이그재미너와의 인터뷰에서도 "문 대통령은 북한을 억제하기 위해 미국과 협력하는 것보다 중국과 협력하는 것이 더 수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면서 "내 판단이 틀렸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더빈 원내총무는 "내가 서울에 살면 나는 사드를 원할 것이며, (사드를) 원하지 않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문 대통령에게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정당한 절차를 밟기를 원한다고 말했고 국회가 (사드배치) 승인을 할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나는 사드 (배치) 지연과 왜 국회에서의 표결을 원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드를 배치하고 유지하는데 미국은 9억 달러를 지출한다"면서 "한국으로서는 꽤 좋은 거래"라고 말했다.
로버트 스피어 육군장관 대행은 이날 청문회에서 "사드 포대가 세워져 작동 중"이라면서 "그러나 사드 추가 배치 문제와 관련해선 환경영향평가로 늦춰지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한국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데 필요한 그런 문제들을 잘 헤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 밀리 육군 참모총장도 "사드는 한국 국민은 물론 한국을 지키기 위해 그곳에 나가 있는 미군을 방어하는데 필수적인 것"이라면서 "우리는 잘 헤쳐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또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과 (이 문제로) 대화를 나눌 기회는 없었으나 브룩스 사령관과 그의 팀이 한국 정부와 이 문제를 잘 해결해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미국 언론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뉴욕타임스(NYT)는 문 대통령이 사드 배치를 일시 중단시킨 바로 다음날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다면서 사드 일시 중단은 사드 배치를 반대해온 중국에 대한 양보이고, 대북정책과 관련해 미국과는 중대한 균열(break)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북한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취해온 미국과의 관계를 긴장시킬 수 있다면서 북한에 대해 한국과 일본과 함께 강하고 단합된 태도를 취하기 위한 미국의 노력에 타격을 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외교안보 전문매체인 포린폴리시도 한국 정부의 조치를 사드 배치 일시 중단 결정이라면서 부분적으로 중국에 대한 양보로 보이고,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의 정책에 직접적인 무시라고 보도했다.
포린폴리시는 문재인 정부가 미국과의 관계를 심각하게 개편할 의도는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사드 배치 결정 중단은 오랜 한미 관계를 구기고, 중국으로서는 의미심장한 승리로 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사드 배치 중단 결정은 미국의 지역 정책을 좌절시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사드배치 부지가 전략환경영향평가 대상에 해당한다면서 "이미 배치된 사드 발사대 2기와 X-밴드 레이더는 현재 진행 중인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이유로 해서 굳이 철회할 이유는 없지만, 추가 배치되는 부분은 환경영향평가가 끝나야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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