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파란 나라'로 도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나라당 서울시당 선대위원장인 권영세 의원은 27일 오후 "서울시장 선거는 여러 여론조사에서 20%p이상 차이가 나서 안정적이다"면서 "구청장 선거도 애초 15곳 당선이 목표였는데 지금으로 봐선 목표를 달성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한나라당의 다른 관계자는 "지금 분위기가 유지되면 20곳 정도도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대로라면 서울 25개 자치구의 5분의 4가 한나라당 수중에 떨어지는 셈이다.
권영세 "서울에서 정권심판론 안 먹혀"
권 의원은 "우리 전통적 강세 지역 뿐 아니라 경합 지역 후보들도 선전하고 있다"면서 "성동, 서대문, 관악, 강서 등의 지역에서 한나라당 후보들이 앞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악, 강서, 서대문 등은 여러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우세지역으로 지목됐던 곳이다. 하지만 권 의원은 "최근 여러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관악 같이 우리가 전통적으로 약하고 민주당이 우세한 곳도 꽤 많이 앞서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물론 앞으로 어떤 어처구니 없는 실수나 외생변수가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조심스럽다"면서도 "그런데 정권심판론이 안 먹히는 것이 현장 분위기다"고 말했다.
지방선거 초반에는 "구청장 선거에서 반타작만 해도 잘하는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돌았을 정도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한나라당 우세 현상이 짙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에 대해 권 의원은 "천안함 영향도 부인할 수 없겠지만 복합적인 요인이 있다"면서 "대통령 지지율이 50%에 육박하고 당 지지율도 민주당을 많이 앞서는 등 정권심판론이 먹히지 않는다. 지난 2년 간 안정적 국정운영을 국민들이 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또한 권 의원은 "오세훈 후보가 20%p 이상 앞서면서 줄투표 현상도 조금씩 나타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오 후보의 강세가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 후보들에게 '우산 효과'를 발휘한다는 이야기다.
'야권이 주장하는 숨은표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는 질문에 권 의원은 "야당은 충분히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서도 "서울은 다르다"고 잘라 말했다.
권 의원은 "숨은표라는 것이 무응답층, 부동표에 있다가 선거 때는 야당 후보를 찍는다는 이야기 아니냐"면서 "그런데 지금 서울 여론조사를 보면 부동층은 10%도 채 안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여러 여론조사에서 충청권 등에선 '모르겠다'는 응답이 높았지만 서울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도 "비상 상황, 매우 안 좋다"
권 의원의 서울지역 기초단체장 선거 전망은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국면을 지나면서 오히려 목표치를 높인 것이다. 한나라당 부설 여의도연구소가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한나라당이 10곳, 민주당이 8곳 우세하고 7곳이 경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었다.
하지만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주장이다. 권 의원은 "23일 조사의 경우 노무현 전 대통령 1주기가 좀 영향을 미친 것 같은데 그 이후 조사는 다르다"고 말했다.
민주당 쪽도 이같은 주장을 일부 수긍했다. 여의도연구소 조사에서 경합지역으로 분류됐지만 이날 권 의원이 '우리가 뒤집었다'고 지목한 한 지역구의 당협위원장은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큰 정권심판 분위기도 안뜨고 작은 조직 선거 분위기도 안 뜬다"면서 "상당히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 위원장은 "천안함 문제도 있고 서울시장 선거에서 치고 나가주지 못하는 것도 중요한 요인인 것 같다"면서 "쉽지 않다. 어렵다"는 말을 반복했다.
한나라당은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25개 구청장을 싹쓸이 했고, 시의원도 106명 정원 가운데 100명을 당선시켜 서울을 '파란 나라'로 만든 바 있다. 4년 전 같은 '싹쓸이'까지는 몰라도 그에 육박하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현재로선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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