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3일 기각되면서 검찰의 수사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정 씨는 삼성 뇌물의 수혜자이며, 이화여대 부정입학 및 특혜 수혜자이기도 하다. 그러나 법원은 검찰이 현재까지 진행 수사 내용만으로는 정 씨가 위법 행위에 적극 공모하고 가담했다는 점이 명확히 인정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정 씨가 이화여대 부정 입학 부분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인정하는 전략을 펴고, 각종 의혹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한 태도 등이 통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정 씨의 주장에는 석연치 않은 점들이 많아, 이번 법원의 구속영장 청구 기각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 씨는 국정농단 사건이 벌어진 후 사실상 수개월 동안 도피 생활을 해 왔다. 독일에서 1000킬로미터 떨어진 덴마크 북부 지역까지 이동했는데, 이는 정 씨의 도피 생활을 도운 조력자들의 작품이라는 게 검찰의 판단이었다.
또한 검찰은 정 씨가 사용했던 대포폰 등이 폐기된 점 등에 대해서도 증거 인멸 가능성을 높게 봤다. 정 씨의 휴대폰 등은 정 씨가 삼성으로부터 사실상 단독으로 지원 받은 사실을 알았는지 여부, 삼성으로부터 지원을 받는데 적극적인 역할을 했는지 여부 등을 규명할 수 있는 핵심 증거가 될 수 있다.
<KBS>가 2일 밤 보도한 데 따르면 정 씨는 도피 기간 동안 휴대전화 즉 대포폰으로만 통화하면서 노출을 극도로 자제해 왔다. 또한 강제 송환을 앞두고 대포폰 등 각종 자료가 폐기됐다는 부분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특히 정 씨가 조력자들로부터 받은 도피자금과 삼성이 제공한 지원금 78억 원의 출처를 증명할 수 있는 자료 등이 모두 사라진 것으로 파악했다. 이런 정황을 종합해 구속 사유를 법원에 제시한 것이었다. 또 정 씨가 독일로 들고나간 현금 2만5000유로의 출처도 미스테리다.
정 씨는 코레스포츠의 지분 소유자였다. 정 씨가 현재까지 언론을 통해 밝힌 데 따르면 그는 출산과 육아 등으로 승마에도, 학업에도 흥미를 잃었던 상황인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그런 정 씨가 삼성으로부터 수십억 원의 지원을 받는 데 관여하지 않았고, 부정하게 받은 수익금을 은닉하는데 일조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은 보강 수사 및 영장 재청구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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