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지난 18일 대변인실 명의의 서면 보도자료를 통해 양국 정상의 통화 내용을 전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은 한국 정부의 대응과 국제조사단의 조사 활동을 전적으로 신뢰하며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백악관의 브리핑 자료에서는 이같은 내용이 아예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백악관은 "두 정상은 사건의 전말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조사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이에 따르기로 했다(The two leaders emphasized the importance of obtaining a full accounting of the event and committed to follow the facts of the investigation wherever they lead)"고만 전했다.
결국 '사건의 전말(a full accounting of the event)'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는 대목이 "한국 정부의 대응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지지하고 있다"는 식으로 부풀려진 셈이다.
▲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8일 오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있다. ⓒ청와대 |
물론 오바마 대통령이 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실제로 "전적으로 신뢰하며 지지한다"는 발언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 한국이든 미국이든 대통령의 모든 발언을 언론에 공개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한국 정부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커트 캠벨 미 국부부 동아태 차관보는 19일 "미국은 (미국 시간으로) 오늘 저녁 발표될 조사 결과를 강력하게 지지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한미 정상의 전화통화 내용에 대한 양국의 공식 브리핑이 이처럼 구체적 내용과 수위에서 차이를 나타낸 것은 불필요한 오해와 논란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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