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후보 사이에서는 시작부터 불꽃이 튀었다. 오 후보는 한 후보를 "중앙정부와의 갈등을 공공연히 예고하는 후보"라고 규정했고, 한 후보는 "오세훈 후보는 겉치레와 홍보비에 돈을 낭비한 시장"이라고 반격했다.
"노무현 정부 무능했다" vs "국민들은 그리워한다"
오 후보는 "한 후보는 '사람중심 도시'를 말씀하시는데, 총리 재직시절이 과연 '사람중심 나라'였느냐"며 "부동산값이 폭등했고, 대학등록금 50%가 올랐으며, 빈곤층과 가계부채가 늘었다"고 지적했다.
오 후보는 "노무현 정부가 무능한 정권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며 "한명숙 후보 역시 정권에 책임이 있는 총리였는데, 함께 책임을 통감하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한 후보는 "참여정부가 100% 잘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잘한 것과 못한 것이 있다"면서도 "국민들은 지난 민주정부 10년을 참으로 그리워하고 있고, 사람을 위한 정책이라고 평가한다"고 반박했다.
한 후보는 "이명박 정부 2년 반, 오세훈 시정 4년 동안 파헤치고, 부수고, 전시행정과 돈낭비에 겉치레만 했다"며 "부채를 이야기하는데 당시 부채가 87조 원이었고, 그 중 공적자금이 51억 원이었던 반면 이명박 정부는 지금까지 109조 원의 빚을 졌다. 좀 잘 알고 말씀을 하시라"고 강조했다.
오 후보는 "그것은 경제위기 때문이 아니냐, 물에 빠진 사람을 건져놨더니 보따리를 내놓으라는 것은 총리까지 지낸 지도자로서 품격에 맞는 말씀이 아니다"며 "한 후보같은 생각을 가진 분이 서울시를 맡으면 위기가 왔을 때 엇박자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참여정부 비판으로 저를 폄하하고 있지만, 국민들은 다 알고 있다"며 "이 정부 들어 사교육비가 얼마나 올라가고, 얼마나 많은 아이들을 경쟁에 몰아넣었는가. 예산이 없다면서 4대강 사업에 22조 원을 붓는 불통의 시대를 바꿔야 한다는 게 민심 밑바닥의 생각"이라고 재차 반박했다.
▲ ⓒ뉴시스 |
"예산을 교육·복지로만 짜나" vs "겉치레사업에서 줄이면 된다"
각자의 공약을 둘러싼 공방도 치열했다. 오 후보는 "한명숙 후보는 교육과 복지가 중심이 된 '사람예산' 10조 원을 쓰겠다고 하는데, 서울시 예산구조가 머리 속에 없는 것 같다"며 "한 후보처럼 예산을 짜게 되면 아르헨티나나 그리스같은 사태에 직면한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미래를 위한 투자없이 전부 교육과 복지에만 쓰겠다, 나눠드리겠다, 혜택을 드리겠다는 공약만 반복하면 망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한 후보가 "4년 동안 10조 원을 쓰겠다는 것"이라고 하자 오 후보의 공세는 더욱 날카로워졌다.
오 후보는 "분명히 말해 달라. 1년에 10조 원이 아니라, 4년에 10조 원이라는 것이냐"라며 "지금 정말 큰 실수를 하셨다, 그렇다면 연평균 2조5000억 원인데, 현재 서울시의 1년 교육복지 예산이 4조 원"이라고 했다.
잠시 당황한 기색을 보이던 한 후보는 "한강 르네상스와 같은 겉치레사업을 줄여서 교육복지 예산에 넣겠다는 것"이라며 "그리고 그리스는 복지 때문에 망한 게 아니라 세계의 과잉유동성 때문에 망했고, 오히려 두바이가 오세훈 후보와 같은 사업을 했기 때문에 망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 후보는 '한강 르네상스' 사업과 경인운하, 4대강 사업을 함께 비판하며 공세를 폈다. 한 후보는 "관광객들은 명동이나 인사동, 고궁, 동대문과 남대문 시장을 주로 가지 한강 르네상스를 보러가지 않는다"며 "중국인들이 배를 타고 서울까지 오게 만든다는 건 예산낭비 아니냐"고 쏘아붙였다.
이에 오 후보는 "운하는 중앙정부가 하고 있는 사업이고, 민주당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도 초지일관 찬성하는 사업"이라며 "한명숙 후보는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않고 있다"고 받아쳤다.
"서울을 정말 사랑하나" vs "무례한 질문이다"
신경전도 만만치 않았다. 오 후보는 "한 후보는 서울로 이사온지 두어 달 정도 됐고, 최근 인터뷰를 보니 '서울시장 할 마음이 없었는데 불법정치자금 수사 이후에 정권에 대한 분노와 심판의 필요성 때문에 출마하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했더라"며 "서울을, 서울시민을, 서울의 미래를 정말 사랑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한 후보는 "무례한 질문인 것 같다"며 "저는 장관 두 번에 총리까지 하면서 서울시 예산의 10배가 넘는 예산을 사업에 반영했던 사람이고, 3월에 서울로 다시 이사를 온 것은 사실이지만 55년을 서울에서 살았다"라고 반박했다.
토론 과정에서 오세훈 후보가 상대방의 발언을 제지하면서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모습을 반복하자, 한명숙 후보는 "국회의원 시절 만났을 때는 겸손한 분인 줄 알았는데, 너무 자신만만해져서 그런지 많이 달라진 것 같다"고 꼬집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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