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후보자는 재석 의원 188명 가운데 164명의 찬성으로 총리로 임명됐다. 반대는 20표, 기권 2표, 무효 2표였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의원들 다수가 찬성 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반대표 20표는 대부분 바른정당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의석수 20석인 바른정당은 전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날 본회의에 참석은 하되, '반대 표'를 던진다는 당론을 정했다.
자유한국당은 아예 이날 본회의 표결에 불참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임명 동의안을 상정하려 하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집단으로 난입해 "첫 인사 이렇게 해도 됩니까"라고 항의하며 고성을 질렀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집단으로 소리를 지른 후 본희의장에서 퇴장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된 본회의를 늦춰가면서 자유한국당의 의원총회가 끝나기를 기다렸지만, 자유한국당은 오후 2시 30분께 의원총회를 열고 '보이콧'으로 가닥을 잡았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 대행은 이날 본회의장 시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협치는 어렵다. 협치를 깨는 원인을 이렇게 정부 여당이 제공했다"고 선언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정세균 국회의장을 향해서도 "이렇게 조급하게 또 강행 처리하는 선례를 남긴 것은 국회의장으로서도 대단히 불명예스러운 과로 남을 것"이라며 "앞으로 국회의장의 불신임안을 비롯해서 모든 대처 방안을 강구해나갈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이날 정부와 여당은 첫 국무총리를 난항 끝에 임명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자유한국당의 '협치 파기' 선언으로 어느 정도 타격을 입게 됐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2시께 본회의장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본회의장에 다른 당 의원들이 입장할 때마다 "위장 전입 이낙연, 문재인은 철회하라", "인사 실패 협치 포기, 문재인 정부 각성하라", "아들 병역 면탈 이낙연, 자진해서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바른정당 의원들이 표결에 참여하려고 본회의장을 지나가자 피켓을 든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바른당도 동참하라", "바른당도 똑바로 살아라"라고 외치기도 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 개의에 앞서 정세균 국회의장을 방문해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 동의안을 상정하지 말라고 요구했지만, 정 의장이 거절했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오전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심사 보고서를 채택하는 인사청문특별위원회 회의에도 퇴장했었다. 자유한국당이 이낙연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입장을 밝히며 퇴장한 가운데, 인사청문특위는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위원들만 모인 가운데 보고서를 채택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께 국회 본청 밖 계단에서는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의 지지자들 수십 명이 몰려와 이낙연 후보자의 임명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 시위 참석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뭘 잘못했느냐"고 했고, 또 다른 참석자는 분에 못 이긴 듯 "이 개 돼지 같은 것들"이라고 외쳤다.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 간의 실랑이도 있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본회의 표결이 시작되자 본회의장에서 나가 로텐더홀 계단에서 "문재인 정부의 자기 모순적 인사 참사! 국민 앞에 사죄하고 부적격자 지명 즉시 철회하라"라고 적힌 현수막을 펼쳐들면서다.
마침 로텐더홀 계단을 지나가던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은 현수막을 펼쳐든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향해 "정권 잡자마자 날치기하는데 쥑이뿌야지. (본회의장 안이 아닌 밖에서) 이러고 있고 말이야. 에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자유한국당 의원은 조원진 의원을 향해 "뭐야 싸가지 없이"라고 맞받았다.
조원진 의원은 이후 본회의장으로 올라가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정권 바뀌자마자 날치기하면 안 돼. 할 얘기 있으면 해봐. 협치한다며? 부끄럽지도 않아? 잘한다. 행패같은 소리하네. 어디 한 번 해봐. 니들이 예전에 어떻게 했는지 생각해봐. 잘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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