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총리가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비하로 해석될 수밖에 없는 발언을 해 파장이 일고 있다. 정 총리 특유의 '실언 릴레이'가 재개된 것이다.
정 총리는 13일 오후 천안함 실종자 수색 작업을 하다 순직한 한주호 준위의 경남 진해 집을 방문한 자리에서 "잘못된 약속도 지키려는 여자가 있는데 누군지 아세요?"라고 말한 후 웃으면서 "농담이에요"라고 덧붙였다.
고 한주호 준위의 부인 김 모 씨가 정 총리의 방문에 놀라 "진짜 오실 줄 몰랐다"고 환영하자 정 총리는 "조문 때 들른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잘못된 약속도 지키려는 여자'는 세종시 수정에 반대하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지칭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 총리는 지난 11일 박 전 대표의 모교인 서강대 특강에서 세종시 문제를 언급하며 "약속이 잘못된 것이라면 빨리 고치는 것이 현명하다. 그런 의미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제 말씀을 한번 들어주셨으면 고맙겠다"고 말한 바 있다.
박 전 대표에 대한 정 총리의 폄훼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2월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국민 다수는 세종시 수정안을 지지하는데 국회의원 다수가 원안을 고수하는 것은 의원들이 국민의 뜻보다 자기가 속한 정당, 자기가 속한 계파 보스의 입장을 앞세우기 때문" 이라고 박 전 대표를 '계파 보스'로 규정했다. 이후 정 총리는 친박 의원들의 질타에 고개를 숙인 바 있다.
이날 발언에 대해서도 총리실은 "가벼운 농담일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친박 의원들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발언이다"고 격분하고 있다.
최근 친박-친이 갈등이 잠잠한 상황에서 터진 정 총리의 이같은 실언의 파장이 확산될지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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