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심상정, 김상하 등 진보신당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공중파 TV토론에서 사실상 배제되자 방송사 TV 선거 토론의 공정성을 문제삼고 나섰다.
지지율 10% 이상, 5석 이상의 의석을 TV토론 참여 기준으로 내건 KBS는 한나라당 오세훈, 민주당 한명숙, 자유선진당 지상욱, 민주노동당 이상규 후보만을 초청했다. SBS도 비슷한 기준이다.
노회찬 후보는 "내가 대체로 여론조사 3위인데 1, 2, 4, 5위를 초청하고 3위만 빼놓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얼굴을 붉혔다. 노 후보는 5% 기준을 내건 MBC 토론에만 초청됐다. 심상정 후보는 어떤 공중파 방송 토론회에도 나가지 못하게 됐다.
노회찬 "내가 심야토론 제일 많이 나간 정치인인데"
이들은 "방송사들은 지난 2007년 대통령 선거 당시 KBS와 MBC의 이명박, 정동영, 이회창 후보를 초청 대상으로 한 토론회에 대해 권영길, 문국현 후보가 제기한 방송금지가처분소송이 법원에 의해 받아들여졌던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면서 "이렇듯 법원의 철퇴가 있었음에도, 반성 없이 오만한 행태를 보이고 있는 방송사의 태도에 심각한 경고의 의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심상정 후보는 "김문수 후보와 김진표, 유시민 후보 측에 편파방송 시정을 해주십사 하는 협조요청을 공문과 구두로 전달한 바 있다"면서 "오늘 오전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 측에서는 동의 의사를 보내왔고, 민주당 김진표 후보와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 측에서는 아직 답변이 없다. 김진표, 유시민 두 후보는 민주주의와 개혁 후보를 자임하는 분들이기 때문에 불공정한 편파방송을 시정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주실 것으로 믿고 있다"고 여타 후보들을 압박하기도 했다.
심 후보는 "방송사들이 주장하는 내규라는 것은 후보난립에 대비해서 필요한 것인데 서울, 인천, 경기 모두 4~5인 이내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여론조사 기준을 잣대로 이야기하는데, 제가 여론조사 상황이 좋지 않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런데 저는 후보등록한지 100일이 넘었는데 그간 단 한번의 공중파 방송 기회도 갖지 못했다. 언론사가 편파적인 기회를 제공하고, 그에 의해 조성된 여론조사결과를 근거로 다시 보도와 토론의 잣대로 들이대는 것은 국민의 알권리를 제한하고 전파의 공익성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회찬 후보는 "저는 KBS <심야토론>에 현역 정치인 중에서는 최다 출연한 사람이다. 저는 이 기록을 대단히 소중하고 자랑스레 생각하고 있다"면서 "사법부에서 이미 부당한 것으로 판정받은 내규를 가지고서 여론조사 3위인 저를 표적삼아서 토론에서 배제시켰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 후보는 "서울시장 후보 초청과 관련해서도 민주당 한명숙 후보와 민주노동당 이상규 후보는 진보신당 노회찬 후보 초청에 동의서를 보내왔다"면서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는 답이 없다. 그렇게 두려우면서 어떻게 재선하겠다고 출마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인천 김상하 후보의 경우 OBS 경인방송 토론에 초청을 받았지만 한나라당 안상수 후보의 불참선언으로 아예 토론 자체가 무산됐다.
민주, 민노 스킨십 강화도 진보신당엔 부담
진보신당 후보들은 이날 각 방송사를 항의방문했지만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마땅한 압박수단도 없다는 것.
노회찬 후보는 "KBS 일이 터졌을 때 SBS에서 '우리는 다르다. 다 부른다'더니 이제는 '바뀌었다'고 말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은 서울시장 공동 선대위를 구성키로 해 진보신당이 느끼는 압박은 더 커졌다. 이날 민주당 한명숙 후보와 민노당 이상규 후보는 국회에서 만나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실정을 심판하라는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고, 범야권세력의 연대와 단결을 바라는 서울시민의 엄숙한 뜻을 무겁게 받아들여 '서울시장 선거 승리 범야권 단일화'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5월 14일까지 단일후보를 결정키로 했지만 한명숙 후보로 단일화될 가능성이 100%에 가깝다.
4+4 테이블이 깨진 상황에서 민주당과 민노당의 서울시장 후보 합의 조건은 기초단체나 광역의원 후보 배분이 아니라 정책연대로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양당은 인천에서는 시장-구청장까지 단일 라인업을 형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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