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불교문화사업단 대외협력위원인 김영국 씨가 6일 "기자회견 전날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과 통화를 했으며, 이 수석이 내 사면복권을 해결해주겠다고 회유했다"고 봉은사 명진스님의 주장을 재확인했다.
앞서 이동관 수석은 명진스님을 명예훼손 협의로 경찰에 고소한 상태다. 이날 김 씨는 이 수석의 고소와 관련해 경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은 뒤 <한겨레>, <오마이뉴스> 등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동관 수석이 통화에서 '사면복권' 언급했다"
김 씨는 자신의 기자회견 전날인 지난 3월23일 대통령 직속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소속 박모 씨와 지인 등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김 씨는 "박 씨가 나를 보자마자 '청와대와 한나라당에서 난리가 났다. 이 수석이 기다리고 있는데, 전화해서 오라고 할 테니 만나서 이야기를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여러 차례 거절하다 후배인 박 씨가 곤란할 것 같아 결국 박 씨의 전화기로 이 수석과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이렇게 이뤄진 전화통화에서 이 수석은 자신의 사면복권 문제를 거론했다고 김 씨는 주장했다. 김 씨는 2006년 선거법 위반으로 현재 피선거권이 제한된 상태다.
김 씨는 "전화를 받자마자 이 수석이 '사면복권이 안 되셨다면서요. 박 씨와 이야기 잘해서 해결해봅시다'라고 말해 자존심이 상했다"며 "난 '그것(사면복권)과 이것(기자회견)이 무슨 상관이냐'고 말하고 전화를 박 씨에게 넘겼다"고 전했다.
이어 김 씨는 "내가 기자회견 의지를 꺾지 않자 박 씨가 '브이아이피(VIP : 이명박 대통령)에게 빨리 보고해야 한다. 기다리고 있다'며 재촉했다"고 밝혔다.
박 씨는 "기자회견을 하지 않고 잠적하면 비용을 다 대주겠다", "기자회견을 하면 (청와대에서) 뒷조사에 들어간다고 한다"며 회유와 압박을 동시에 가했다는 게 김 씨의 주장이다.
이에 김 씨는 박 씨에게 '이 수석에게 기자회견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하라'고 말했고, 박 씨는 곧 이 수석에게 이같은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수석과의 통화 여부에 대해 그 동안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대목에 대해서도 김 씨는 "절친했던 후배 박 씨가 나 때문에 다칠까 염려해 고민했었다"고 설명했다.
이동관 "거질말에 거짓말을 보태고 있다"
김 씨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이동관 수석은 여전히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이 수석은 "김영국 씨를 알지 못해 통화할 이유가 없고, 더구나 그 사람이 선거법 문제가 있다는 얘기도 몰랐다"며 "김 씨가 계속 거짓말에 거짓말을 보태지 말았으면 하고, 계속 허위 사실을 주장하면 법적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고 제기된 의혹을 부인했다고 <한겨레>가 전했다.
앞서 이 수석은 "박 씨로부터 '김영국 씨가 기자회견을 하지 않기로 했다'는 취지의 전화를 받고 '그렇다면 잘 된 일이다'라고 답한 게 전부"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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