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25일부터 천안함 침몰 희생자 영결식인 29일까지를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해놓은 가운데 한나라당은 천안함 사태는 물론 현재의 국정 난맥상의 원인을 '노무현 정부 탓'으로 지목하며 공세를 펼치기 시작했다.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재까지 여론조사만 보면 한나라당이 수도권은 물론이고 호남을 제외한 거의 모든 지역에서 넉넉히 앞서고 있다.
하지만 속사정은 녹록치 않다. 한나라당 정두언 지방선거기획위원장은 "지방선거에서 전교조 문제를 이슈로 삼겠다"고 공언한 바 있지만 법원의 만류에도 불구한 명단공개 강행은 별다른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외려 수도권 여론조사에서는 "진보 교육감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이 "보수 후보를 뽑겠다"는 답변을 압도하고 있다. 결국 한나라당은 다시 "모든 것이 노무현 탓"이라는 주장을 꺼내들었다.
"지난 정권이 나라를 어지럽히지 않았나?"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27일 교섭단체 대표 라디오 연설에서 지방선거 지지를 호소하면서 "지난 정권을 기억해 주시기 바란다"면서 "그때 어떠셨나? 온 나라를 가진자와 없는자로, 배운자와 못배운자로, 또 수도권과 지방으로 편가르기 하면서 나라를 어지럽히지 않았나"고 주장했다.
김성조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김대중 정부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국방백서>에 주적 개념이 명시돼 있었지만 그 이후 발간되지 않았고, 급기야 노무현 정부에서는 주적 개념이 아예 삭제됐다"면서 "당시 대북정책을 담당했던 정동영 의원,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 윤광웅 전 국방부 장관에 의해 주적 개념 삭제가 주도됐는데 그 주장의 근거가 정말 가관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객관적 사실은 북이 주적임을 알려주고 있고 많은 국민들이 북한을 주적으로 생각하고있는만큼 소모적인 논쟁을 접고 다음 <국방백서> 발간부터는 주적 개념을 정확히 적시하는 게 합당할 것"이라고 주적 개념 부활을 주장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검찰 스폰서 논란'이 불거지자 "과거 정권에서 일어난 일이긴 하지만 다시는 유사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조사하고 제도적인 보완책까지 마련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노무현 때리기'의 배경은?
한나라당과 정부의 이같은 '노무현 때리기'의 배경을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한나라당은 지난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에서 뉴타운·특목고 등 유권자들의 욕망을 자극하는 개발 공약을 내놓아 선거 분위기를 주도하며 특히 수도권에서 압승을 거뒀다.
하지만 그같은 개발 공약들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한나라당은 지난 2년간 수도권 각급 재보궐 선거에서 전패한 바 있다. 한나라당은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선 무상급식 프레임 앞에서 우왕좌왕하는 등 표면적으로는 야당 못지않은 복지 공약들을 내놓고 있다.
결국 차별화를 명확히 할 수 있는 대목은 '노무현 때리기'밖에 없는 것. 한나라당은 이를 통해 노 전 대통령 1주기 추모 분위기에 대해 맞불을 놓으면서 보수층을 결집시킨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정권이 바뀐 지 2년이 넘었고 심지어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도 1년이 넘은 현 시점에서 이같은 공세가 먹혀들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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