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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군, 행자부 공문 무시하고 불법광고물 재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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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군, 행자부 공문 무시하고 불법광고물 재허가

남해고속도로 인근 대형 불법 광고탑에 하성식 전 군수 회사 광고 4년째 버젓이

경남 함안군이 정부의 지침을 어겨가며 대형 불법 광고물을 수년간 허가하고 방조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이 불법 광고물에는 전 군수가 운영해온 회사 이름과 상징물이 버젓이 홍보되고 있어 압력과 특혜 논란까지 예상된다.

남해고속도로 함안천교와 국도 1004호선 신함안교 사이 하천변에는 높이 38m에 가로 15m 세로 12m 광고판이 설치된 대형 광고탑이 있다. 함안군 산인면 송정리 1462-7번지이다.

하루에도 수만대의 차량이 오가는 길목에 자리잡은 이 광고탑에는 ‘기업 하기 좋은 함안’이라는 광고와 함께 ‘한국제강’, ‘아라리 함안 수박’과 ‘NH농협’ 문구가 광고판을 차지하고 있다.

▲경남 함안군 산인면 송정리 남해고속도로 인근 하천변에 있는 대형 광고탑. 하성식 전 함안군수가 운영해온 한국제강 광고가 버젓이 게시되고 있다.ⓒ김병찬 기자

언뜻 보기에는 지역 홍보처럼 보이지만, 상업성 광고가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 엄연한 불법이다. 더구나 공공 목적 광고물에 관한 법적 근거가 지난 2011년 7월 9일부터 없어져 광고탑마저도 불법이다. 불법의 옥상옥인 셈이다.

한국제강과 농협 함안군지부가 이 광고탑을 이용해 공익성에 얹힌 불법 상업성 광고를 하기 시작한 것은 4년 전이다. 당시 함안군수는 하성식 한국제강 대표이사였고, 군수가 바뀐 뒤에도 무상사용 허가가 재차 이루어졌다.

함안군 문화체육관광과 관계자는 “한국제강과 농협이 지난 2013년 5월부터 송정리 광고탑에 공익성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며 “지난해 5월 1일부터 오는 2019년 4월 30일까지 공유재산 무상사용 허가서를 작성하고 지난해 4월 26일 함안군수 명의로 재허가를 해줬다”고 지난 22일 밝혔다.

하지만, 광고가 시작되기 한 달 전인 지난 2013년 4월에 행정자치부에서 공문을 보내 불법 광고탑 정비를 지시한 사실이 있다. 또 2015년 5월과 이듬해 4월, 지난해 2월에도 관련 공문이 내려왔다.

행자부가 철거를 지시한 것은 관련 법령 개정으로 송정리 광고탑 형태의 모든 시설물이 불법이 됐기 때문이다.

행정자치부 생활공간정책과를 통해 확인한 결과 공공 목적 광고물에 관한 법적 근거는 지난 2007년 법령 개정이 이루어지면서 없어졌다. 행자부는 2008년부터 4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2011년 7월 9일자로 법령 시행에 들어갔다.

행자부 관계자는 “흔히 고속도로변 주위에서 볼 수 있는 대형 광고탑과 광고판은 지난 2011년 7월 9일부로 대부분 불법 광고시설물과 불법 광고물이 됐다”며 “따라서 지자체의 특산물 등을 알리는 것 등을 포함해 상업성 광고까지 모두 불법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법적 근거가 없어져 정비를 했어야 함에도 그동안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올해 2월 초에도 각 자치단체에 철거하라고 공문을 보냈다”고 말했다.

함안군 도시기반실 측도 송정리 광고탑이 이미 불법 시설물이 됐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다. 또 지난 2월 행자부가 철거 공문을 보낸 사실도 시인했다.

도시기반실 관계자는 “철거는 할 계획이지만 올해는 예산편성이 되지 않아 내년에 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철거비용은 3,000만~4,000만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함안군은 행자부의 지시를 무시하고 지난 2013년부터 당시 현직 군수의 회사와 농협 광고를 버젓이 허가해옴으로써 권력의 압력과 눈치보기, 특혜 의혹에 휩싸이게 됐다.

이 광고탑이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자료마저 제대로 남아 있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관리와 감독 부실이 여실히 드러난다.

함안군은 재산가액으로 2억3,705만 원이라고 공식 서류에 표시하고 있지만, 하 전 군수의 회사 광고가 시작된 지난 2013년 이전의 관련 서류는 없어 언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한국제강과 농협이 재원을 마련해 만든 뒤 기부채납을 했다는 설명과 확실하지 않다는 의견이 엇갈렸다.

농협 함안군지부도 기부채납을 한 것은 맞다고 했으나 언제 했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모르겠다고 했고, 한국제강 관계자는 잘모르겠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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