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국민참여당, 양당은 역사에 대해 범죄적 과오를 저질렀다. 국민들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6.2 지방선거 야당 연대를 성사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은 19일 오후 이같이 목소리를 높이며 협상 최종 결렬을 선언했다.
2010연대 박석운 공동운영위원은 "끝났다"면서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이 내일까지 중재안을 수용하면 (경기도 지사 후보) 참여경선이 실시될 수 있겠지만 0.0001% 확률 기적에 가깝다"고 말했다.
'정치적 결단' 차원의 후보 단일화 가능성은 없지 않지만 이로써 조직적 야권연대와 반 한나라당 공동선거운동 등은 물건너 갔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경기도가 협상 결렬의 원인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국민참여당 등 진보신당을 제외한 야 4당은 시민단체의 중재로 지난 15일 가합의안까지 작성했었다.
하지만 경기도 단일화 방안에 대한 국민참여당의 완강한 거부로 결국 협상이 결렬됐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결렬의 구조적 원인은 민주당이, 결정적 계기는 참여당이 제공했다"고 말했다.
수도권 기초단체장 양보 지역 축소 등은 다른 야당들이 수용했고 호남권 문제는 민주당과 민노당의 쌍무적 협의가 진행됐었지만 문제는 경기도지사 후보 단일화 룰이었다.
시민단체 중재안은 여론조사 50% 도민참여경선 50%였고 이 자체에 대해선 민주당과 국민참여당 모두 동의했다. 하지만 선거인단 구성 문제를 놓고, 조직력이 떨어지는 참여당이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당은 시민단체를 통한 선거인단 일부 선 모집 등을 주장했고 민주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와 더불어 호남 문제도 협상결렬의 한 원인이었다. 시민사회는 전남 순천과 광주 한 곳을 양보하라는 중재안을 냈지만 민주당은 '호남 1곳을 양보하되 민노당과 쌍무협상을 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민노당 우위영 대변인은 "호남 쌍무협상도 경기도 문제가 풀리고 전국적 판이 짜여진다는 전제하에 있었던 것이기 때문에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불씨'야 남아 있다지만
이날 시민단체 대표들은 "협상이 결렬된 1차적 책임은 민주당에 있고 국민참여당은 민주당에 못지 않은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대표들은 "민주당은 협상 과정 내내 신뢰를 주지 못했고 자당의 기득권을 유지하는 것에 급급했다"면서 "애초에 시민단체의 중재를 100% 받아들이겠다고 공언했던 참여당도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김진표, 유시민 후보는 이날 오전 <프레시안> 주최 토론회에서 "반드시 단일화는 된다. 내가 후보가 안되더라도 연합후보의 당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을 모았었다. 하지만 불과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민주당과 참여당은 시민단체로부터 "용서 못한다"는 말까지 들었다.
시민사회의 철수와 협상 결렬에도 불구하고 경기도 '단일화 불씨'는 완전히 꺼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민참여경선은 물 건너 갔다. 민주당은 "참여당이 결국 여론조사 단일화로 몰아가기 위해 경선 판을 깬 것이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날 의원직을 사퇴하며 배수진을 친 김진표 후보가 물러설 가능성도 극히 낮다.
'4+4' 테이블에 참여한 시민사회단체 핵심 관계자는 "여론조사 단일화 이야기가 나오겠지만, 그런 국면으로 가면 우리는 개입할 수 없다"면서 "이제 정치권이 알아서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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