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무죄판결로 분기점을 맞이한 검찰의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수사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
검찰은 '정치적 공방과 무관하게 속전속결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이 사건에서 정치적 색채를 지우긴 힘들고 한나라당조차 검찰을 비판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행보를 취할지가 관심사다.
검찰의 이른바 '9억 별건 수사' 역시 난항에 부딪히고 있다. 빈 사무실을 압수수색 하고, 계좌추적 영장이 기각된 것 등이 이를 증명하고 있는 것.
'9억 원 의혹'에 대해선 6월 2일 지방선거 이전에 매듭짓고 기소 또는 불기소하거나 선거 이후로 잠정 연기하는 방안, 현 단계에서 아예 포기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미 강력한 여론의 비난을 받고 있는 검찰로선 불기소나, 수사 포기를 선택하긴 어렵다. 검찰은 정치권의 주장에 따라 수사 방향이나 일정이 바뀌게 되는 것이야말로 '정치검찰'이 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수사를 강행했다가 제대로된 결과를 내놓지 못할 경우에는 '5만 불 무죄'에 이어 엄청난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
검찰은 한 전 총리의 측근 김 모 씨를 핵심인물로 지목하고 있지만 별다른 진척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려 한 전 총리 측은 검찰과 <동아일보>등에 법적 대응에 나서며 강공을 펼치고 있다. 또한 21일에는 한 전 총리가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다가오는 노무현 전 대통령 1주기와 맞물려 검찰의 행보가 오히려 정치적으로 한 전 총리를 도와주는 형국인 것.
한 전 총리 측 관계자는 "5만 불 때도 그랬지만 9억 원 의혹도 '팩트 싸움'에서 자신이 있다"면서 "검찰이 자신들의 무덤을 파는 동시에 우리 선거를 도와주는 꼴"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검찰 내부에서는 표면적으로는 '정면돌파'의견이 다수지만 '출구전략'에 대한 논의도 없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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