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윌리어드 호텔에서 열린 이날 회동에서 반 총장은 "천안함이 침몰해 전 국민이 비통한 가운데 구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저도 애통한 마음이다. 하루빨리 선체가 인양되고 원인이 규명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너무 북방한계선 가까이에서 발생한 예민한 사안"이라며 "많은 나라들이 원인을 밝히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대통령은 "한국 정부가 국제 간 신뢰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오바마 대통령이 지원하겠다고 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앞서 이 대통령과 면담한 조셉 바이든 미국 부통령도 천안함 사태를 언급하며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이번 사고의 원인규명과 사후 조치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재확인하기도 했다.
▲ 미국을 방문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만나 현안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
클린턴 "워싱턴이 가장 아름다운 시기에 오셨다"
전날 전용기 편으로 워싱턴 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12일 오전 워싱턴의 한국전 참전 기념비를 방문해 헌화하는 것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이날 행사에는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버시바우 국방부 국제안보 차관보(전 주한 미국대사) 등 미 정부측 인사와, 존 워너 상원의원, 존 머피 하원의원, 한국전 참전용사회(KWVA) 회원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클린턴 장관과 함께 행사장까지 약 150m 정도의 거리를 걸으며 환담했다. 클린턴 장관은 "워싱턴이 가장 아름다운 시기에 오셨다"고 인사를 건넸고, 이 대통령은 "벚꽃이 피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화답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행사에서 이 대통령은 "미국은 6.25 전쟁 당시 가장 많은 군인이 참전(178만9000여 명)했고, 가장 많은 전사자(3만6516명)를 낸 국가로서 그들의 노고와 희생에 경의를 표명한다"며 "올해가 6.25전쟁 60주년이 되는 해인 만큼 우리 정부는 참전용사를 기리기 위한 사업을 다각도로 추진 중"이라고 소개했다.
또 이 대통령은 "여러분의 희생으로 전쟁으로 폐허가 됐던 한국이 세계 13위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다"며 "앞으로도 한미 양국을 21세기 전략동맹으로 심화 발전시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참전용사 대표에게 감사의 뜻을 담은 '땡큐액자(Thank You Frame)'를 전달하기도 했다. 청와대 측은 "6.25에 즈음해 참전용사 및 유가족의 한국 방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 이 대통령이 워싱턴의 한국전 참전 기념비가 있는 메모리얼 파크를 방문했다. 이날 행사에는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도 참석했다. ⓒ청와대 |
모하메드 UAE 왕세자 "MB에 좋은 감정"
같은 날 오후 이 대통령은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왕세자를 면담했다. 한국이 수주한 UAE 원전건설 사업의 경과를 점검하고 양국의 협력 강화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모사메드 왕세자는 "이 대통령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갖고 있다"며 "한국과 새로운 파트너로서 원전 외에도 여러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왕세자가 이른 시일 내에 한국에 와서 직접 보고 사업을 더 논의하자"며 모하메드 왕세자와 셰이크 칼리파 UAE 대통령의 방한을 초청했다.
모하메드 왕세자는 "가까운 시일 내에 한국을 방문하겠다. 상반기에는 제가, 하반기에는 우리 대통령이 한국을 가는 문제를 검토하겠다"며 "원전 기공식 날짜가 정해지는 대로 이 대통령께 알려드릴테니 꼭 와 달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별도의 한미 정상회담은 없어…"1차 세션에서 오바마와 나란히"
한편 세계 47개 정상이 참석하는 제1차 핵안보 정상회의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날 저녁 정상 만찬을 시작으로 13일 오전부터는 1차 세션, 정상 오찬, 2차 세션이 연이어 개최된다.
이 대통령의 이번 방미 기간 중 별도의 한미 정상회담은 열리지 않는다. 다만 이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정상회의 1차 세션에서 나란히 옆자리에 앉아 비공식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청와대 측은 "양국의 공동 관심사인 북핵과 6자회담 문제가 자연스럽게 거론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원자력 세일즈'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측은 이번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47개국 중 20개국이 원자력 발전소의 추가 혹은 신규 건설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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