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전 총리 1심 무죄판결 이후에 한나라당에서도 검찰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검사 출신 권성동 의원은 12일 국회대정부질의에서 "정치 일정이 있다고 해서 수사를 중단하는 것이야 말로 정치검찰의 행보 아니냐"면서 별건 수사에 나선 '친정' 검찰을 엄호했다.
권 의원은 이귀남 법무부 장관을 향해 "한 전 총리는 골프를 칠 줄 모른다고 했다가 잘 못 친다고 하는 등 자주 말을 바꿨다"면서 "재판부가 한 전 총리의 말이 바뀐 부분에 대해선 언급이 없었다"고 말했다.
1심 재판부에 대해 편찮은 심사를 감추지 않은 권 의원은 이 장관을 향해 "김형두 부장판사의 자형이 민주당과 관련 있는 인사고 누나는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 변호사라는 사실을 알고 있냐"고 묻기도 했다. 이에 이 장관은 "모른다"고 답했다.
홍준표, 원희룡 등 검사 출신 한나라당 의원들도 검찰을 비판하고 있는 마당에 이처럼 공개적으로 친정을 엄호한 것은 권 의원이 처음이다.
한 전 총리에 대한 '별건 수사' 논란에 대해 한나라당 내에서도 "부담스럽다. 검찰이 통제가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많다.
하지만 법무부에서 근무 경력이 있는 정치권 인사는 "여당에서 통제를 못할진 몰라도 청와대와 검찰이 따로 가진 않을 것"이라면서 "호남 출신인 이귀남 장관, 엉겁결에 발탁된 김준규 총장이 TK라인을 통제하지 못할 순 있겠지만 검찰 내 TK인맥의 선배인 권재진 민정수석이라면 다른 이야기다"고 말했다.
한나라당과 검찰의 이해관계가 일치하지 않을 순 있어도 검찰이 청와대 뜻을 거슬러 가진 못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날 대정부 질의에서 1심 재판장의 '성분'을 문제 삼은 권성동 의원은 청와대 법무비서관으로 일하다가 지난 해 10월 재보선을 통해 당선된 인물이다.
한편 이귀남 장관은 '급증하는 무죄판결에 대해 검찰 인사조치가 필요하지 않냐'는 민주당 정장선 의원의 질문에 "대법원까지 무죄가 나오면 평가를 철저히 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이 장관은 "이명박 대통령도 올해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1, 2, 3심 전체 무죄가 난 것은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말한 바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항소심에 임하는 검찰의 태도가 비상할 것임을 내비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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