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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22조짜리 녹조라떼'..."새 정부가 강답게 만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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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22조짜리 녹조라떼'..."새 정부가 강답게 만들라"

전상미 인제대 교수 "보 상시개방부터"...낙동강네트워크 "민관합동기구 구성을"

‘22조2,000억 원짜리 녹조라떼.’

4대강 사업이 만들어낸 환경파괴의 대명사이다. 이젠 4대강의 다른 이름이 됐고, 이달 말쯤이면 낙동강을 비롯해 국토의 젖줄 곳곳에서 실패한 국가정책의 불편한 진실과 또다시 맞닥뜨려야 한다.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은 4대강에 설치된 16개 보를 완전히 철거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다. 하지만 이 또한 녹록하지 않다.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정도 걸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4대강을 살리기 위한 새 정부의 정책적 과제 발표와 환경단체의 기자회견이 19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전상미 인제대 토목도시공학부 교수의 발표에 이어 낙동강네트워크가 16개 보 상시 개방과 철거, 생태복원과 수질개선 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김병찬 기자

“가장 시급한 것은 4대강에 설치된 16개 보를 상시 개방하고, 녹조 발생 이전에 수문 전체를 전면 개방해야 한다.”

전상미 인제대 토목도시공학부 교수는 19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낙동강네트워크 기자회견에 앞서 ‘4대강 복원과 물관리, 새 정부의 과제’에 대해 발표하면서 이같이 의견을 제시했다.

전 교수는 4대강 사업의 목적은 운하사업이었고, 이런 잘못된 목적 설정 때문에 설계와 공사, 유지관리 등 모든 부문에서 오류와 부실이 초래되고 지속돼 왔다고 먼저 언급했다.

그는 4대강 녹조 증가에 대해 보 건설로 인한 강물 체류시간 증가를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했다. 수온과 일조량, 인·질소 등과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낙동강 저층 수질은 오염이 매우 심각하다. 수질조사를 한 결과 바닥은 무산소층이 형성돼 있고, 4대강 사업 이후 수심이 깊어지고 체류시간이 길어져 수심별 수질차가 더욱 커졌다. 또 수심이 깊을수록 수질 악화가 심하다.”

조류독소의 문제도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남조류의 독성물질로서 섭취할 경우 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마이크로시스틴이 지난 2015년 낙동강에서 무려 456㎍/L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치(1㎍/L)보다 456배나 많은 것이다.

또 같은 해 9월과 10월 낙동강 어류에서 최대 5.10㎍/g이 검출됐다고도 언급했다. 1970년대 일본 호수 오염도 1위에서 수질정화에 성공한 것으로 주목받고 있는 ‘수와호’의 어류 0.60㎍/g과 비교해도 9배 가까이 높은 수치라는 것이다. 낙동강 조류독소 문제의 심각성을 짐작할 수 있다.

상류방향 침식에 따른 재퇴적도 발생했다. 역행침식이라고 알려진 상류방향 침식은 강 본류의 수위가 준설 등의 이유로 낮아지는 경우 본류로 흘러드는 지천 수위와의 낙차가 커져 물살이 빠르고 세차게 떨어지게 된다. 그 결과 강 바닥과 강기슭이 끊임없이 무너져 내리고, 이렇게 시작된 침식이 상류 쪽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계속 확산되는 현상이다.

전 교수는 “4대강 사업 이후 준설계획선 안쪽으로 재퇴적이 발생하고 강 바닥에 변화도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전 교수는 이와 같은 문제점들에 대해 보 상시 개방을 긴급대책으로 제시했다. 유속이 지금보다 빨라지면 녹조 현상을 개선하는 데 단기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수문을 상시 개방할 경우 낙동강 하류 지역의 수위 차이가 위치에 따라 1.8~8.1m까지 발생한다고도 했다.

16개 보를 완전히 철거하기까지는 5~10년이 필요하다는 주장의 근거로는 동시철거에 따른 문제점을 들었다.

전 교수는 “동시에 보를 모두 없애면 본류 하천 수위가 내려가면서 주변의 지하수위가 함께 내려감에 따라 취수시설을 정상적으로 유지하기가 불가능하다”며 “지천의 상류방향 침식 등 예측 가능한 모든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를 철거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하천 복원을 하는 데 10~20년에 걸쳐 진행된 일본과 미국의 보와 댐 철거 사례를 볼 때 4대강에 설치된 보 전체를 철거하기까지는 5~10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낙동강네트워크는 이날 전 교수의 발표에 이어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 대선공약 사항인 4대강 수질개선과 생태복원을 위해 보 상시 개방과 철거, 사업 전면 재조사 검토를 요청했다.

낙동강네트워크는 “4대강 사업은 단 4년 만에 낙동강과 4대강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 그리고 생명을 송두리째 앗아간 사업”이라며 “피해를 본 어민들에게 보상도 제대로 하지 않았고, 농경지 침수로 농업인들은 생업을 포기한 채 대책없이 빚만 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따라서, 4대강 수질개선과 생태복원을 위해 보 상시 개방이 하루빨리 이뤄져 ‘강을 강답게 흐르게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낙동강네트워크는 이를 위해 ▲재자연화 민관합동기구 구성 ▲사업추진 관련자 책임 추궁 ▲후속사업인 지천 정비사업 중단 ▲영주댐 재평가와 철거 ▲내성천(경북 영주) 생태복원 대책 마련 ▲수질정책과 수량정책 분리 등 관련 정부조직 개편 ▲통합물관리시스템 도입 등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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