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피성 출국 의혹을 받고 있는 김우룡 전 방문진 이사장의 '좌파 조인트' 발언 보도에 대해 정운찬 총리는 "사실에 입각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사자인 김 전 이사장이 <신동아>와 인터뷰에서 발언 사실을 시인했음에도 정 총리가 부인한 셈이다.
정 총리는 7일 국회 대정부질의에 출석해 "(해당 기사를) 대강 봤지만 여러 가지 해명이 있지 않았나? 김재철 MBC사장도 그렇고 사실이 아니라는 해명이 있었다"라며 "저는 월간지에 나온 기사가 사실에 입각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가능하면 미리 막는 게 좋다"
이에 민주당 서갑원 의원은 "그러면 이명박 대통령이 왜 이동관 홍보수석에게 '동아 출신이면서 그걸 왜 못 막았냐'고 호되게 질책했나"고 묻자 정 총리는 "미리 알았다면 (이 수석이) 손 좀 쓸 필요가 있지 않았나, 막을 필요가 있지 않았나라는 의미"라고 답했다.
청와대가 '이동관 수석에 대한 질타' 보도를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정 총리의 이날 발언은 해당 보도를 사실로 인정한 듯한 뉘앙스다. 또한 언론사에 압력을 행사해 보도를 사전에 막는 것을 이 대통령이 자연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는 뜻으로도 들린다.
이에 서 의원은 다시 "사실이 아니면 정정보도 신청이나 명예훼손으로 법적으로 다투면 되지, 왜 청와대 홍보수석의 힘을 가지고 막으라는 건가"라며 "이게 바로 언론장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정 총리는 "사실이 아니라도 일단 인쇄가 되면 국민들이 사실로 알게 되니까 아예 인쇄가 되지 않기를 바랐던 것 아닌가"라며 "오보 이후 정정기사를 내도 인쇄가 되면 사실로 믿는 경향이 강하다. 그래서 사실이 아닌 내용일 경우 가능하면 막는 게 좋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정 총리는 다른 <신동아> 기사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 <신동아> 4월호에는 김우룡 전 이사장 인터뷰 기사 외에도 김유환 총리실 정무실장이 지난 2007년 대선직전 국정원 내 '박근혜 뒷조사 TF'의 책임자였다는 기사가 실렸다.
국정원 내사자료가 유출돼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사용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애초부터 있었다. 자신을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부국팀 자문위원이라고 소개한 김해호씨는 63빌딩에서 이른바 '최태민 목사 폭로 기자회견'을 가졌고 수사 결과 김 씨의 배후에 이명박 후보 캠프 인사들의 연루 사실도 밝혀졌다. 정두언 의원의 보좌관은 실형을 살았다.
이후 김 실장은 국정원 경기지부장 신분으로 대통령직 인수위에 발탁됐고 총리실 입성에도 정두언 의원 등의 추천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날 이성헌 의원이 '김유환을 왜 총리실에서 영입했냐. 김유환이라는 사람이 박근혜 비방 TF 책임자였던 사실을 알고 있냐'고 묻자 정 총리는 "여러 사람으로부터 훌륭한 분이라고 들었다"면서 TF문제에 대해선 "전혀 모르는 사실"이라고 답했다.
정 총리는 "저는 처음 듣는 말이지만 그것이 사실이라면 잘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면서 "제가 조사를 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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