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사고와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은 7일 "우리 천안함이 서해안, 북한하고 (인접한) 북방경계선 바로 아래서 사고가 생겼다"며 "적당하게 원인을 조사해서 발표하면 죄를 지은 사람들이 인정 안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낮 대한노인회 회장과 지회장 등 임원 270여 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할 수 있고, 저도 원인을 짐작하라고 하면 얼마든지 짐작해서 애기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의 생각은 정 중앙에 있으며, 사고발생의 책임이 있는 쪽이 어디라는 식으로 특정해서 한 말씀이 아니다"며 "심증을 갖고 예단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말씀"이라고 설명했다.
"국민들도 자기 입장에서, 집단 이기주의에 의해 발언할 게 아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난 철저한 진상조사'와 '정부의 단호한 대응'을 거듭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이 대통령은 "남북이 분단돼 있는 국경 바로 밑에서 일어난 사건이라서 더 예민하고, 더 많은 나라가 이번 사고에 큰 관심을 갖고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원인에 대해 어느 누구도 조사결과를 부인할 수 없도록 조사하고, 정부는 단호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와 다르게 이런 일이 일어나면 정치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침착하게 국제사회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과학적이고 아주 치밀한, 객관적 조사 결과를 내야 한다"며 "그때까지 기다리는 게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했다.
또 이 대통령은 최근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전화통화를 언급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에게도 특별히 미국 민간과 군의 최고 전문가를 보내달라고 부탁했다"며 "아주 객관적으로 조사해서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결과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많은 젊은이들이 아직도 함미에 갇혀 있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다들 아무리 안타까워도 그 가족들만큼 안타깝겠는가"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 잠수부는 위험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한다"며 "우리도 수칙에 맞지 않지만, 생명을 구하려고 밤낮으로 뛰어들었다가 결국 한주호 준위가 희생되는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한 준위의 평소 동료를 사랑하고 가족을 사랑하고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듣고 정말 가슴이 아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이런 때일수록 국민들이 자기 입장에서, 어떤 집단 이기주의에 의해서 발언할 게 아니고, 마음을 모아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지난 2년, 국운 있었다"
지난 2년 동안의 국정운영 성과에 대한 홍보에도 열을 올렸다.
미국, 일본, 중국과의 통화 스와프 협정, UAE 원전 수주, G20 금융정상회의 유치 등을 두루 언급한 이 대통령은 "국운이 있었다. 위기 극복을 하면서 국제적으로는 나라의 위상이 좋아졌다"고 자평했다.
이 대통령은 "언론을 보니 '대한민국 국민임을 자랑스럽다고 생각하느냐'는 조사에서 '대한민국이 자랑스럽다'는 응답이 역사상 최고 높은 비율로 나왔다고 한다"면서 "여러 부정적인 요소도 있지만, 큰 줄거리는, 큰 중심세력은 매우 긍정적이기 때문에 대한민국은 금년까지 위기를 극복하면 아마 승승장구할 수 있지 않겠나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1/4분기가 지나면서 민간 일자리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역사의 한 획을 긋는 훌륭한 대통령님"…"대선 때 '표가 좀 나오겠다' 생각했다"
또 이 대통령은 "선거(대선) 때 후보로 초청받아 갔었는데 박수가 제일 많이 나와서 '내가 표가 좀 나오겠구나' 생각했다"며 "530만 표 차이로 이겼는데, 대한노인회 표가 많이 차지했다고 생각한다"고 회상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는 예로부터 노인을 공경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데, 요즘 그것이 많이 약해진 것 같다"며 "그래서 우리 정부는 가족을 다시 회복하자는 운동을 전개하려고 한다"고 했다.
참석자 대표로 건배사를 한 대한노인회 이심 회장도 이 대통령을 한껏 치켜세웠다.
이 회장은 "대통령님은 400억 불의 원전수주를 해 오셨는데, 1964년도에 일을 할 때 수출이 1억 불이었다"면서 "대통령님 혼자 가셔서 64년 대비 400배를 해 오신 것이다. 천지가 개벽하는 일을 하셨다"고 했다.
이 회장은 "또 G20 의장국으로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유치하고, 금융위기를 탈출하는 세계 속의 한국을 우뚝 세웠다"며 "이 나라 역사의 한 획을 긋는 훌륭한 대통령님이다. 존경과 감사를 함께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는 정정길 대통령실장, 박형준 정무수석, 진영곤 청와대 사회정책수석 등 청와대 참모진과 전재희 보건복지부 장관, 주호영 특임장관 등이 참석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