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가 불법 사행산업에 대한 단속과 감시 역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합법 사행산업기관이 근절대책에 발 벗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18일 한국마사회에 따르면 ‘불법경마 근절 아이디어 공모전’을 전 국민을 대상으로 슬로건, 포스터, 근절대책방안 등 3개 분야에 걸쳐 내달 11일까지 접수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모전은 마사회가 불법 경마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 우수 아이디어를 정책과 예방활동에 적용할 목적으로 내부 토론을 거쳐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슬로건과 포스터 부문의 경우 불법 사설경마 근절 및 홍보 예방에 중점을 두고 근절대책방안은 제도개선, 합법 경마 이용 유도, 불법경마 신고활성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공모전의 심사기준은 포스터와 슬로건의 경우 창의성, 전달성, 적합성, 완성도를 주안점을 두고 근절대책방안은 실현가능성, 적합성, 구체성, 참신성에 높은 점수를 줄 방침이다.
마사회 관계자는 “사설경마와 온라인 경마 등 불법 경마가 기승을 부리면서 불법경마 근절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유도하는 한편 실제 불법경마 예방과 단속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아이디어 공모전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마사회는 지난해부터 자체 사이버단속 기획팀을 설치해 온라인상의 불법경마를 단속한 결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불법사이트 폐쇄요청을 한 건수가 1800건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마사회는 지난해 사설경마 운영자와 이용자 등 33건을 적발해 사법기관에 수사의뢰하는 등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사감위가 불법 사행산업에 대한 단속과 규제를 제대로 못하기 때문에 마사회 자체적으로 불법경마에 대한 조사를 펼쳐 수천 건의 불법사이트를 적발한 것은 대단한 발상”이라며 “사감위는 마사회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합법 사행산업은 사행기관 자율적으로 운영토록 하고 사감위는 불법 사행산업에 대한 차단과 단속 강화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며 “지금처럼 합법 사행산업에 대한 규제만 강화할 경우 풍선효과로 불법 사행산업은 지하에서 독버섯처럼 활개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마사회가 형사정책연구원에 의뢰해 조사할 결과 2016년 기준 불법 경마매출은 13조 9000억 원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국에 서버를 둔 불법 온라인 도박이 안방과 사무실까지 침투하면서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자료에 의하면 지난 2016년 기준 불법 사행산업 매출은 170조 원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단속권한이 없는 사감위는 불법 사행산업 단속에는 거의 손을 쓰지 못하고 매출총량제와 베팅 제한, 현장감독 등 합법 사행산업에 대한 규제만 주력하면서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동남아에 서버를 두고 있는 불법 온라인 카지노의 경우 대도시는 물론 강원랜드 인근까지 활개를 치고 성업하고 있으나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면서 사각지대로 방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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