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김성찬 해군참모총장 등 해군 관계자들은 '외부의 압력이나 폭발'을 사고 원인으로 보고하는가 하면 '어뢰공격' 가능성까지 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군 당국이 앞장서 '북한 연계설'에 힘을 싣고 있는 모양새다.
해군참모총장 "어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용 헬리콥터편으로 청와대에서 출발한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12시05분 사고현장 인근의 독도함에 도착해 경과보고를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 김 총장은 "함미는 확인이 안 된 상태"라면서 "케이블이나 침대시트를 보면 폭발이나 큰 압력에 의해 절단된 것이 아닌가 본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탄약고는 폭발하지 않은 것인가"라고 묻자 김 총장은 "탄약고 폭발 정황은 확인이 안 되고 있다. 탄약 폭발은 안한 것으로 본다"고 보고했다.
특히 또 다른 군 관계자는 "함수 쪽 절단부위 사진촬영과 떠오른 물체를 보면 폭발이나 그을음의 흔적은 없고, 불에 탄 물체도 없다"면서 "내부 폭발은 없었던 것으로 본다"고 단언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절대 예단해서는 안 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한편 "기뢰가 터졌더라도 흔적이 남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 총장은 "인양을 해봐야 알 수 있다"고 답한 뒤 "어뢰 가능성도 배제 못 한다"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과학적이고 종합적으로 조사해야 한다"면서 "또 투명하게공개하라. 그리고 절대 예단하지 말라"는 반응을 보였다.
▲ 30일 백령도를 전격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에게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이 수색작업 경과 등을 보고하고 있다. 아날 김 총장은 '어뢰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청와대 |
▲ 이명박 대통령과 참모진들이 백령도 해성에서 소형 보트를 이용해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 |
MB "나도 직접 물에 들어가고 싶은 심정"
이어 이 대통령은 독도함에서 소형 보트를 타고 인근 광양함으로 이동했다. 직선거리는 약 2.3㎞로, 파고가 높아 보트가 요동치는 상황이었다.
곧 이 대통령은 철제 사다리를 타고 광양함에 승선한 뒤 실종자 가족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대통령은 "지금 뭐라고 할 말이 없다"면서 "(실종자들은) 최전방에서 전시에 전투하다 일을 당한 것과 같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생사확인을 못해 나로서도 안타까운 마음이다. 오죽하면 뛰어왔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나도 직접 물 속에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다시 보트 편으로 독도함으로 복귀한 뒤 헬리콥터를 타고 백령도에 위치한 해병대6여단을 방문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통령은 군 당국과 청와대 참모들로부터 "현재 북한의 특이 동향은 관측되지 않고 있다"는 보고를 여러 차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박선규 대변인은 "현직 대통령이 백령도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실종자 구조를 기다리는 대통령의 마음이 가족들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실종자 가족들에게 전하고 위로하는 한편 구조대원들에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 해 달라는 당부를 전하기 위한 방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동관 홍보수석은 기자들과 만나 "정말 정부는 감추고 있는 게 없다"면서 "추측을 갖고 이야기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런 보도는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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