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안중근 의사 순국 100년을 맞은 26일 "안중근 의사의 유해를 모셔오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확대비서관회의에서 "안중근 의사는 나라가 어려울 때 국가와 민족을 위해 몸 바친 애국자시며, 세계와 동아시아 지역의 화합과 평화를 이야기한 시대의 선각자"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죄송스러운 것은 '내가 죽은 뒤 나의 뼈를 하얼빈 공원 곁에 묻어 두었다가 국권이 회복되거든 고국으로 옮겨 달라'고 유언하셨는데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뜻을 이뤄드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정말 부끄럽고 죄송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늦었지만 일본은 물론 중국과도 잘 협조하는 등 유해를 모셔올 수 있는 가능한 방안을 다 모색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운찬 국무총리 역시 이날 오전 서울광장에서 열린 '안중근 의사 100주년 추념식'에서 "아직까지 유해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은 실로 안타깝고 부끄러운 일"이라며 "일본과 중국의 협조를 얻어 안중근 의사의 유해를 찾아 모셔올 수 있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최근 민관합동으로 유해발굴 추진단을 출범시키고 외교통상부에 별도의 지원반을 설치하는 등 안중근 의사의 유해반환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006년 6월에는 제1차 남북 공동 유해조사단이 중국 다롄에 파견돼 뤼순감옥 북서쪽 야산을 매장 추정지로 확인했고, 2008년 초 발굴작업을 별였으나 매장 위치에 대한 정보부족으로 유해발굴에 실패한 바 있다.
핵심적인 관건은 안 의사에 대한 사형을 집행하고 이를 매장한 일본의 협조다. 일본 정부는 지난 1993년 "뤼순감옥에서 사형을 집행한 후 매장했다"는 내용 외에 "관련 기록을 찾을 수 없다"는 입장만을 고수해 왔다.
정부는 중국과 일본 등에 협조를 요청하는 한편 필요한 경우 한중일 외교장관회담에서도 이 문제를 다룬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일본 외무성 소바시마 히데노부 부 보도관은 24일 외신 브리핑에서 "지금까지 외무성을 중심으로 확인 작업을 해 왔지만 유감스럽게도 매장지에 관한 자료는 발견되지 않았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한국 정부의) 요청이 있을 경우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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