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원내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사람은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서울 노원구을·3선)과 홍영표 의원(인천 부평구을·3선)이다. 두 의원은 11일 잇따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원내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두 사람 모두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에서 활동하며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을 도운 만큼, 출마한다면 양강 구도를 형성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우원식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정부의 성공에 제 모든 것을 걸겠다"며 원내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우 의원은 "질서 있는 개혁을 위해 당정청 간의 협력, 야당과의 협치, 국민과의 소통의 길을 만들겠다"며 "여야의 대선 공약 중 공통 부분을 중심으로 야당과 함께 개혁 입법을 폭넓게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우 의원은 또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정부의 성공을 위해 원내에 100일 민생상황실을 당선되자마자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우원식 의원은 '여당 원내대표로서 가장 중요한 덕목'에 대해 "당·정·청이 긴밀하게 논의해야 한다. 이견이 있다면 그 이견을 겉으로 노출하기보다는 내부의 충분한 대화와 토론을 거쳐 함께 일사분란하게 가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열린우리당 시절을 돌이켜 생각해보면 개혁 주장이 과잉이어서 내부에 혼선이 많았다. 그것을 반면교사 삼아 개혁 요구를 질서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원식 의원은 고 김근태 고문을 따르던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소속으로서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5년 문재인 대표 시절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안'을 만들며 문재인 당시 대표와 한 배를 탔다. 당내 '을지로위원회' 활동으로 이름을 알렸고, 대선 국면에서 민주당 선대위의 '을지로민생본부장'을 맡으며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과 '삼성 직업병 문제 해결 정책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우 의원은 2016년 5월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6파전 속에 결선 투표에 올라 현 우상호 원내대표에게 불과 7표 차이로 자리를 내준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원내대표 재수생'인 셈이다.
문재인 정부의 첫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하마평이 오르던 홍영표 의원도 "당과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1년을 바치겠다"며 원내대표 선거 출마 의사를 밝혔다.
홍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당이 10년간 정체된 정부 혁신을 강하게 주도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집권 첫 해 당이 중심이 되는 당정 협의, 국정 운영 시스템을 조기에 안정화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홍영표 의원은 출마 선언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내에서는 대선을 잘 마쳤으니 원내대표를 단일화해서 추대하는 게 어떠냐는 말이 많았다. 우원식 의원과 이를 두고 진지하게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선의의 경쟁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우원식 의원과 비교한 자신의 강점에 대해 "당정청 간 원활히 소통하고 협력을 이끄는 데 제가 좀 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답했다.
홍 의원은 전날 YTN 라디오에 나와 '고용노동부 장관' 으로 하마평이 오르는 점에 대해 "(대선 과정에서) 일자리 정책을 만드는 역할을 했기 때문에 이 정책을 성공시키는 역할을 하고 싶지만, 국회와 정부의 관계가 더 중요할 것 같다"면서 "이번에는 원내대표로서 당정 간, 입법부와 정부 간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 제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19대 대선 직후 여당으로서 첫 원내대표 선거인 만큼, 의원들의 표심은 원활한 당청 관계를 이끌고, 개혁 입법을 추진할 능력을 갖출 것으로 평가되는 인물에게 흐를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난 원내대표 선거에서 아쉽게 진 만큼 재수생인 우원식 의원이 좀 더 유리하겠지만, 홍영표 의원에게 만약 표심이 몰리면 또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면서도 "다만 청와대에서 누구를 찍으라는 신호가 올 확률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우원식 의원은 이날 출마 선언 직후 기자들과 만나 '친문재인계가 원내대표로서 더 적합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고 "우리 당에 이제 계파는 없다. 이번 대선 과정에서 민주당과 우리 후보가 완전히 일체돼 있어서 '친문'이라고 구분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본다. 누가 그렇게 강조한다면 그건 다음에 원내대표로 당선돼서 협치를 꾸리는 데 도움이 안 되리라 본다"고 말했다.
우원식, 홍영표 의원 외에도 본인의 의사와 상관 없이 김태년, 민병두, 윤호중, 안규백 의원 등도 후보군으로 오르내린다. 2016년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했던 민병두 의원은 이번 선거에는 나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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