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정부, 한나라당이 세종시 문제에 대한 해법을 한나라당의 '6인 중진협의체'에 위임하기로 했다.
당정청은 14일 저녁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만찬을 겸한 회동을 갖고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 '세종시 발전안' 관련 법안도 오는 16일 국무회의에 상정해 의결하되, 국회 제출시기는 당과 협의해 결정하기로 했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중진협의체가 3월 안에 결론을 내 주기를 바란다"면서 조속한 결론을 압박했지만, 이날 당정청은 중진협의체에 뚜렷한 시점을 못박지 않았다.
이에 따라 출구없는 논란을 계속하고 있는 세종시 문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됐다. '4월 국회처리'를 공언해 온 여당 내 친이(親李)계의 전략에도 일정한 속도조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당 내 일각에서는 아예 오는 6월 실시될 지방선거 이후로 합의점 도출 시점을 미뤄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가 지난 12일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중진협의체가 의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좋은 안을 만들어 주면 의원들이 모여서 다시 논의하는 게 맞다"며 중진협의체 이후 별도의 당론화 절차를 밟겠다는 뜻을 밝힌 대목도 논란의 장기화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해석된다.
"중진협의체에서 결론을 유보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일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도 정 대표는 "(대안에) 포함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세종시 문제가 장기표류 조짐을 보이면서 여권 내부에서 '국민투표 강행' 등의 강경론이 다시 고개를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결론도출 시점을 지방선거 이후로 잡을 경우 사안 자체가 여권의 쇄신논의나 개헌, 행정구역 개편 등 굵직한 현안에 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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