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입적한 법정(78) 스님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이 조전을 통해 추모의 뜻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조전에서 "살아생전 빈 몸 그대로 떠나셨지만, 우리에게 많은 가르침을 남겨주셨다"며 "자비가 무엇인지, 진리가 무엇인지 말씀만이 아니라 삶 자체로 보여주셨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많이 갖고, 높이 올라가기를 욕심내는 현대인들에게 비우는 삶, 베푸는 삶의 소중함을 보여주셨다"면서 "큰스님께서는 원적에 드셨지만, 수많은 저서와 설법을 통해 남겨진 맑고 향기로운 지혜와 마음은 우리 가슴 속에 오래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대통령은 "부디 서방정토에 극락왕생하시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법정 스님의 저서인 <무소유>가 이 대통령의 '추천도서 1호'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통령께서는 그 동안 법정 스님의 저서를 항상 가까이에 두고, 또 항상 추천도서 1호로 꼽았다"면서 "해외순방이나 휴가를 떠나실 때에도 항상 법정 스님의 수필집을 지니고 갔다"고 했다.
평생 청빈의 정신을 실천해 온 법정 스님과, 대선 승리 직후 자신의 재산을 '재단 설립'이라는 방식으로 기부한 이 대통령을 연관짓는 일종의 '홍보효과'까지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법정 스님은 생전 이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해 왔다. 지난 2008년 공개 법회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공약 사업으로 은밀히 추진되고 있는 한반도 대운하 계획은 이 땅의 무수한 생명체를 파괴하려는 끔찍한 재앙이다", "투기꾼과 건설업자들만 대운하에 찬성한다",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운하를 막아야 한다"고 역설한 대목이 대표적 사례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이 대통령이 <무소유>를 추천도서로 제시하자, 정치권에서는 "'비즈니스 프랜들리(친기업)' 정책과 법정 스님의 삶은 오히려 상극이 아니냐"는 지적도 적지 않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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