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9대 대선에서 크게 패한 자유한국당이 투표일 이튿날부터 곧장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전투 태세'를 갖추고 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주재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자유한국당은 오늘부터 제1야당으로서 책무를 다해 나갈 것"이라며 "정권이 독주할 때는 목숨을 걸고 비판하겠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의 이 발언은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당 당사를 방문해 정 원내대표와 덕담을 나누고 국회로 떠난 직후 나왔다.
정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을 만났을 때도 "대통령이 야당 대표를 했을 때보다 저희가 더 강한 야당이 될지 모른다"고 웃었고, 이에 문 대통령은 "국회의 정부 견제 비판 기능도 살리면서 국민을 위해 해야 할 일은 함께해 주신다면 위로되고 치유하는 정치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해단식에서 "저희에게 맡겨진 사명과 책무를 결연한 의지를 가지고 충실히 해나갈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도 말했다.
이어 홍 후보가 24%의 득표율을 얻으며 2위를 기록, 대선에서 패배하고 제1 야당이 된 상황에 대해 "모든 것이 우리에게 불리하기만 하던 어려운 여건 속에서 이 만큼 성취한 것도 기적"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한국당에서는 곧바로 바른정당 탈당 의원들에 대한 복당 허가 여부를 두고 치열한 기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 중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를 상대로 단일화를 요구하다 끝내 당을 탈당하고 자유한국당 합류를 선언했던 이들은 현재, 입당 절차가 진행되지 않아 모호한 상황에 놓여있다.
홍 후보가 대선 레이스 중 대선 후보의 당무 우선권을 명시한 당헌 104조를 근거로 서청원·최경환·윤상현 등 친박계 의원들에게 내려졌던 징계를 해제하고 동시에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들의 입당은 허가할 것을 요구했지만, 실무 절차는 진행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 대해 정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모든 것을 "재논의"한다고 밝히며 "당 내부에서도 (당무우선권을 통한 복당 허가를 두고) 이견이 많다. 조만간 의견 수렴을 한 후 비대위에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바른정당 사람들이 (탄핵과 탈당에 대한) 아무 반성이나 책임 없이 (자유한국당으로) 오는 것에 정치적으로 반대하는 의원들도 꽤 많다"며 "당무우선권 다섯 글자로 탈당자에 대해서는 (재)입당시 중앙당의 논의를 거치게 한 절차와 규정을 무시할 수 있느냐는 논란이 많다"고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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