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투표일인 9일 저녁 성주 초전면 소성리 주민 10여명은 마을회관에서는 19대 대통령선거 출구조사 방송을 함께 시청했다. 이들은 이른 저녁 식사를 한 뒤 2시간가량을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 긴장 속에서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렸다.
이날 오후 늦게부터 대선 투표율 방송과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던 문영희(61)씨는 "경북은 아직 멀었다. 어떻게 저런 사람이 1위를 할 수 있느냐. 부끄럽다"며 "보고 있으니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또 "내가 찍은 사람이 될 것 같지만 어떻게 될지 모른다. 끝까지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녁 8시 KBS, MBC, SBS 지상파 3사의 공동 출구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41.4%로 2위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23.3%)를 18.1%p차로 따돌리는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대구, 경북에서는 홍 후보가 각각 44.3%, 51.6%로 1위를 차지하자 분통을 터뜨리며 개표 진행상황을 지켜보며 성주지역의 개표 진행상황을 지켜봤다.
지난 대선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 86%의 지지를 보였던 성주의 민심은 정부의 사드 배치로 등을 돌린 모양새다. 이날 소성리 주민들을 비롯해 성주 주민 50여명은 마을회관에서 개표 진행상황을 지켜보며 "차기 정부에서의 원점 재검토"를 한 마음으로 바랐다.
앞서 이날 오후 사전투표를 하지 못한 소성리 주민들은 한 표를 행사했다. 김학림(80) 할머니는 "사드 문제를 확실하게 해결할 사람이라 생각해 1번을 찍었다"며 "다른 것보다 사드 철회가 가장 우선"이라고 말했다. 백광순(74) 할머니는 "1년 전에는 사드가 뭔지도 몰랐지만 공부하다보니 사드는 아무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며 "소성리 주민들에게는 사드 철회가 최고의 소원"이라고 말했다.
정은교(37.초전면)씨는 "대통령이 안 좋은 일로 파면돼 치러지는 선거인만큼 부정부패 없는 공정한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며 "아이가 투표하는 것을 보고 나중에 정치게 관심을 가지길 바라는 마음에 같이 투표소를 찾았다"고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성주 민심은 '안보'를 강조하며 보수 후보를 택했다. 송경선(68)씨는 "안보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보수 후보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투표했다"며 "진보는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할뿐"이라고 주장했다. 김모(70)씨도 "북에 공짜로 퍼줘선 안 된다. 사드(배치)로 북한 핵무기를 막고, 나라를 지킬 수 있는 사람에 투표했다"고 말했다.
아들과 함께 투표장을 찾은 정경희(52)씨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정책과 말투, 행동이 마음에 들었다"며 "여기는 무조건 보수"라고 말했지만 아들 한재영(23)씨는 "엄마와는 생각이 다르다. 당보다는 인물 위주로 투표했다"고 말했다.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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