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미국이 1.5트랙(반관반민‧半官半民, 정부 당국자와 민간 접촉) 대화에 나섰다. 북한이 핵 실험이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굵직한 군사적 행위를 하지 않은 이후 열리는 양국의 만남에 북핵 문제가 대화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본 방송 TV아사히는 7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이 이날 베이징(北京)을 경유해 회담이 열리는 유럽으로 향했다면서, 미국 측에서는 정부 고위 관리 출신의 민간 전문가가 참석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미국 측 인사의 구체적인 신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방송은 "이번 회담은 북한의 정부 관계자 및 미국의 민간 전문가 협의가 될 전망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 외에 향후 북미 관계 등을 둘러싸고 극비리에 진행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인 지난해 11월 17일~19일(현지 시각), 최선희 국장은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선임연구원과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남을 가진 바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최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파악하기 전까지는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이 좋겠다"며 트럼프 정부의 정책 윤곽이 드러나기 전에 "미북 관계 개선 혹은 협상 가능성의 문을 닫는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보다 앞선 지난해 10월에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한성렬 외무성 부상,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 특사, 조지프 디트라니 전 미국 국가정보국장(DNI) 산하 비확산센터 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북미 간 1.5 트랙 회담이 개최된 바 있다.
이에 이번 1.5트랙에서는 양측이 핵‧미사일 문제와 관련한 본격적인 접점을 찾는 대화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양국이 지난해 두 차례 각자 입장을 확인했고 올해 초 북한이 핵실험이나 ICBM과 같은 군사적 행위도 하지 않으면서 일종의 시그널을 던진 만큼, 대화 테이블을 만들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전망이다.
특히 지난 4월 초까지만 해도 '선제 타격'을 포함해 모든 선택지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있다던 트럼프 정부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방미 이후 '외교적 해결'로 사실상 대북 정책 노선을 확정했다는 점도 양측이 대화를 위한 접점 찾기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TV아사히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조건이 갖추어지면 북한 측과 대화할 의향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미국과 북한의 직접 대화에서 북측이 어떤 요구를 할지 주목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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