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공증증서 및 감경신청서' 내용 공개해 '의혹 풀어야'
현산의 기업도덕성 훼손 우려...회사측관계자 "기다려 보라"
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이 4년 전 경남 거제시에 70억원 상당을 사회공헌사업으로 거제시민을 위해 환원하겠다고 약속했으나 4년이 지나도록 어떤 조치도 없이 흐지부지 하자 거제시의회는 물론 시민들의 악화됐던 감정이 재점화 돼 논란이 되고 있다. 몇몇 언론이 이를 보도했지만 거제시나 현산측은 명확한 해명이 없다.
지난 2008년 거제시 옥포장승포지구 하수관정비사업을 도급받은 현산은 하도급업체 등이 서류를 조작하는 방법으로 44여억 원을 빼돌렸다가 내부 고발로 들통이났다. 이로 인해 현장 소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줄줄이 검거돼 형사처벌을 받아 거제시를 첫번째 농락한바 있었다.
이 사건의 결과로 거제시는 지난 2008년 현산에게 2009년 9월부터 5개월 동안 부정당업체로 등록하고 전국 공공기관 입찰참가를 제한하는 행정처분을 했다. 그러자 현산은 이에 이의제기를 하는 등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1심 법원에서는 거제시를 상대로 행정처분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한 사건이 거제시의 패소로 판결났으나, 2심 법원에서는 거제시가 승소를 했다.
그러면서 이 회사는 이미 장승포동과 자매결연이 되어 있는 등을 연고로 감경조치와 관계없이 53억원+∝=(약70억원) 상당액의 사회공헌사업을 하겠다고 약속했고 거제시는 시민자문회의를 거쳐 계약심의회가 마라톤심의를 한 결과를 근거로 5개월 행정처분기간을 파격적으로 1개월로 감면해 주었다.
그러나 그 이후가 문제였다. 현산은 지난 4년이란 세월이 흐르도록 이렇다 할 조치가 없었다. 감경직후 부당한 특혜성 조치라며 거제시의회는 특위를, 시민단체 등은 감사원 감사 청구 및 검찰에 고발했으나 별 무소득이었다.
이 약속에 따른 이행을 내용으로 하는 공정증서를 市에 제출한 것을 목격한바 있다고 실무담당주사는 최근까지도 말했으나 그 존부를 현재 알길이 없다. 현실무부서에서는 인계인수 받은 바가 없다고 말한다. 거제시공무원들은 보직변경으로 모르쇠고, 현산의 당시실무책임자는 퇴직을, 담당부장은 지하철공사장으로 옮겨 4년이나 기다렸음에도 회사를 믿고 더 기다려 보라고 했다
이런 과정에서 거제시가 감경의 댓가로 70억원을 받을 경우 뇌물죄가 성립될 수 있다는 법리적 해석이 나왔다. 그때부터 거제시는 현산측에서 자발적으로 이행을 약속한 사안이므로 현산측이 이행하지 아니하는 한 강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차일피일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했다. 이는 현산의 의도된 결과였는지 아니었는지도 알길이 없다.
70억원 상당의 사회공헌을 하겠다는 제안을 받고 1개월로 경감처분을 해 준 것은 현산의 정교한 법률적 노림수에 말려든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제기되기도 했다. ‘선의를 가장한 악의'가 아니겠는냐는 법률적 꼼수일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사회공헌 약속이 사법적 검증절차에 따라 거제시의 경감처분에 대한 대가로 평가되는 순간 뇌물공여 약속이 되고 그렇게 되면 현산은 위 약속을 이행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었다. 거제시가 법률적으로 한번 더 농락당한 셈이라는 주장이었다. 많은 시민들은 그래서 현산이 4년간이나 꿈적도 않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대기업의 도덕성에는 치명적 훼손일 것이라는 평이다. 왜냐하면 거제시내에 아파트건설 등 현산의 사업장이 있기 때문이다. 현산이 소극적이라면 거제시는 당시에 현산측이 제시한 공정증서 내용과 감경신청서 내용을 공개해야 시민의혹이 풀릴 수 있다. 동시에 댓가성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현산이 자발적으로 사회공헌사업을 이행하는 방안을 협의해야 한다.
이 문제를 일회성 시정질문으로 치부하거나 메아리 없는 언론 보도로만 넘긴다면 경남 거제시 권민호 시장은 무거운 짐을 어깨에 지고 있게 될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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