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수사본부는 삼성중공업의 거제조선소를 압수수색해서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분야별, 단계별 책임자를 불러 조사하겠다고 5일 밝혔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은 3월에도 이번 사고와 유사한 크레인 충돌사고를 겪었다”며 “비슷한 사고가 또다시 발생한 점으로 보아 안전관리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수사본부는 삼성중공업의 공사현장의 신호체계에 문제가 있었고 안전관리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사고가 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사고발생 다음날인 2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 전면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전면작업 중지에 대해 지역정가에서는 심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그렇지 않아도 경기침체가 심한데 해양플랜트 분야만 작업중지하고 다른 곳은 작업이 진행되는 것이 지역경기에 보탬이 된다는 볼멘 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수사본부,신호착오·기계결함 여부도 조사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 지난 3월 비슷한 크레인 충돌 사고가 발생했던 것으로 나타나 수사본부가 기계에 대한 경함여부도 조사하기로 했다.
지난 3일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3월 21일 거제조선소 내 8안벽에서 작동 중이던 800t 골리앗크레인이 운전사가 탑승하지 않은 채 근처에 정지해 있던 150t 크롤러크레인(캐터필러가 있어 주행이 가능한 크레인)과 부딪혔다.
당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크롤러크레인 끝부분이 손상됐다. 사측은 골리앗크레인이 작업을 할 때 다른 크레인과 부딪칠 가능성이 있는지 미리 확인을 하지 않아 발생한 사고였다고 설명했다.
회사측은 "중량물을 옮기는 일이 많은 조선소 특성상 크레인이 작업하거나 이동을 할 때 다른 크레인이나 건조 중인 선박·해양플랜트와 충돌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크레인 간 충돌을 막으려 많은 노력을 해왔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의 원인 규명에 나섰다. 경찰 수사본부는 지난 2일 실시한 현장 감식 결과와 부상자들 진술을 토대로 사고 원인 규명에 본격 착수했다고 이날 밝혔다.
경찰은 현장 조사와 삼성중공업 측의 원인 진단을 종합해 볼 때 일단 크레인 기사와 신호수들이 크레인 작동·중지 신호를 교환하는 과정에 착오가 생겨 사고가 났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은 크레인 기사와 신호수들이 사용하던 무전기를 확보해 신호 교환에 문제가 없었는지 확인 중이다. 사고 크레인의 기계적 결함 여부도 수사 중이다.
경찰은 사고가 난 지 사흘 만인 이날 희생자 6명의 시신을 유족에게 인계했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대표이사는 지난 2일 밤 백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사과했지만 유족들은 "진정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수사본부는 이번 사고로 6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치는 등 피해가 중대한 점을 고려 압수수색을 결정했다. 부상자 가운데 2명은 사고 나흘째인 현재까지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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