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측 "홍준표 사퇴해야...한국당 무자격론"

안철수 "후보단일화 국민 뜻 아니다" 일축

바른정당 의원들의 집단 탈당으로 대선 막판 '반(反) 문재인 후보 단일화' 이슈가 재부각된 데 대해,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선을 긋고 나섰다.

안 후보는 2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바른정당 의원들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에게로 간다는 소식이 있었다"며 "그렇게 되면 한국당이 다시 살아나고 안철수는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분들, 그러기에 진작 안철수-홍준표-유승민 후보 단일화 하지 그랬느냐고 하는 분들도 있다"고 여론을 언급했다.

안 후보는 그러나 "문재인 후보 이기려면 '반 문재인 후보 단일화' 하라는 얘기, 과장하지 않고 그동안 천 번은 들었다"며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더 좋은 정권교체를 하겠다고 했던 제가 표를 더 얻기 위해 단일화하는 것은 국민의 뜻이 아님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경쟁하던 상대가 저를 향해 '적폐 연대'라고 비난하고 있었을 때도 저는 묵묵히 그 약속을 지켜 왔다"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측을 겨냥하면서 "지난해 가을, 곳곳을 다니며 거리에서 탄핵 서명 받던 때가 기억난다. 국회에서 탄핵 의결될 때까지 시민들과 함께 촛불 들었다. 탄핵 의결 후에는 정치인은 국회에서 개혁 입법 추진해야 한다는 생각에 국회로 돌아갔다. 그런데 선거 때가 되니 저를 향해 '촛불집회에도 나오지 않았던 사람'이라고 한다. 거짓 선동이 난무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지금 이러다가는 적대적 공생관계를 맺고 있는 낡은 양당 세력의 대결 판이 부활할까 걱정된다"며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는 미래로 가지 못한 채 다시 과거로 돌아가 극한적인 대결만 벌이게 될 것이고 나라가 추락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역사의 퇴행이 없도록 제가 반드시 이겨서 어떻게든 막아야겠다"며 "아무리 어려워도 국민께 거짓말하지 않고 뚜벅뚜벅 걸어가는 안철수가 되겠다"고 독자 노선을 재강조했다. 그는 "선거 기간 동안 여러분께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여 드렸다면, 이렇게 과거로 돌아가는 선거를 만들지 않았을 거라는 자책도 하게 된다"면서도 "여러분이 저에게 기대했던 것이 무엇이었던가를 되새기며 새로 시작하듯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국민의당 지도부는 홍준표 후보로의 '보수 단일화' 파급력을 진화하는 데 나섰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홍 후보의 선대위 정책특보 등이 가짜 여론조사 결과를 SNS상에 조직적으로 유포시킨 혐의로 검찰에 고발되었다고 보도됐다"며 "홍준표가 2등 했다는 새빨간 거짓말로 TK를 속이고, 보수를 속이고, 국민을 속인 것"이라고 홍 후보를 맹비난했다. 그는 "이래 놓고 무슨 낯으로 대선후보라고 하느냐. 더 이상 나라를 욕보이지 말고 당장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주부터 안 후보 선거운동에 합류한 김한길 전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여론조사 결과에 나오는 수치와는 전혀 다른, 문 후보를 크게 실망시키는 결과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며 "투표일이 하루하루 다가오면서 많은 유권자들이 진지하게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홍 후보를 찍으면 이것이 결과적으로는 누구를 대통령 만드는 데 도움을 주게 된다는 것을 잘 고려하면 현명하게 잘 판단하실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바른정당 의원들의 탈당에 대해 "두 당의 가장 큰 차이는 탄핵에 찬성했느냐, 반대했느냐 아니냐. 탄핵에 찬성했던 사람들이 탄핵에 반대했던 세력에 더해질 때 뭐라고 말할지, 또 이러한 것을 국민들이 어떻게 보실지 걱정"이라며 "사실은 이번 대선에 한국당이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이 마땅하다. 새누리당 공천 받고 대통령 됐던 박근혜 씨가 이렇게 큰 사고를 치고 물러난 마당에, 그 당이 또 갑자기 긴급하게 벌어지는 대선에 후보를 내는 것은 마땅하지 않은 일이고 책임 정치 구현이라는 측면에서도 맞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