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7일 "동계올림픽을 보면 나라 안이 시끄러워도 우리 국민은 각자의 위치에서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 "우리 국민은 위대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에 출전한 이상화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한 것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세종시 논란에 대한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 발언으로 풀이된다.
세종시 당론변경 문제를 둘러싼 여당 내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이 대통령은 "당이 중심이 돼 결론을 내리면 될 것"이라며 친이(親李) 진영이 중심이 된 당론변경 속도전에 힘을 실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정부와 국무위원은 설 이후에도 우리 국정의 최우선 목표를 경제살리기에 두고 민생을 살피는 데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靑 "세종시가 국정운영의 블랙홀이 되어선 안 된다"
김은혜 대변인은 "세종시 문제가 국정운영의 블랙홀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뜻에서 한 말씀"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최근 대통령의 일정을 보면 알 수 있다"면서 "독일·우즈베키스탄과 정상회담을 가졌고, 충북도 업무보고를 받았으며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는 유럽발 금융위기와 관련해 우리 경제의 상황을 점검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또 해병대와 시장을 방문하는 등 꾸준히 민생도 챙기고 있다"면서 "설 전에도, 이후에도 지속적인 행보를 보인 이 대통령은 항상 그 자리에 있었다"고 강조했다.
"졸업식 뒤풀이 논란, 우리 사회의 중병"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모 학교의 졸업식 뒤풀이 논란과 관련해 "희망을 갖고 감사한 마음으로 임해야 할 졸업식의 의미가 잘못되고 있다"며 "이는 도덕적, 교육적으로 나쁜 일일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중병"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에게 직접 현장을 방문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안 장관은 이날 즉시 문제의 학교를 방문해 교육청과 학교 관계자들로부터 경위보고를 받았다.
이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방치한 데에는 해당 학교 교장과 교사에게도 책임이 있다"며 "경찰이 처리하겠다고 하는데 졸업생과 학교가 근본적으로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야지 '사건'으로 접근할 일이 아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원론적이고 근본적인 부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선진화가 거창한 것이 아니다. 평생을 갈 교육, 무너진 사제 간의 신뢰와 존중을 다시 세우는 것도 선진화"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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