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후기 성리학자인 곡운(谷雲) 김수증의 학문과 정신을 기리는 곡운영당(谷雲影堂)이 150여 년 만에 강원 화천에서 복원된다.
화천군은 문화재청으로부터 사내면 용담리 일대 영당 터에 대한 문화재발굴 허가를 받은 데 이어 지난 18일 발굴조사를 완료했다.
사전작업이 마무리됨에 따라 군은 5월 중 본격적인 곡운영당 복원에 착수한다.
영당은 모두 59㎡ 면적의 목조 건축물로 세워진다.
곡운영당은 조선시대 성리학자 김수증을 기리기 위해 그의 사후인 1704년(숙종 30년)에 이 지역의 선비들에 의해 세워졌으며, 1868년 대원군의 서원철폐 정책에 따라 훼손됐다.
조선시대 선비정신과 문화를 상징하는 곡운영당 터에는 현재 주초석이 남아있으며, 와편이 산재해 있어 복원 필요성이 학계와 지역사회에서 제기돼 왔다.
곡운영당이 복원되면, 사내면 유도회 주최로 매년 음력 9월 15일 영당 터에서 열리는 곡운 김수증 선생 추모제도 역사적, 학문적 평가에 걸맞는 외형을 갖출 수 있게 된다.
군은 이번 복원작업을 통해 곡운구곡으로 대표되는 사내면 일대 자연경관과 문화유산이 어우러지는 교육 및 관광자원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영당 터 인근 삼일리에는 김수증이 1689년 기사환국으로 벼슬을 그만 두고 활동하던 화음동 정사지(華陰洞精舍址) 터도 자리잡고 있다.
이곳은 조선시대 성리학과 조형예술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유적지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김수증 선생은 물론, 그의 사후 조선시대 문인들이 이곳에서 곡운학풍과 북한강 상류 계곡의 독특한 선비문화를 꽃피웠다”며 “곡운영당 복원을 통해 잊혀져 있던 우리 화천의 소중한 전통문화유산이 빛을 보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화천군은 올해 상반기 중 하남면 계성리 일대 계성사지 유적에 대한 정밀 발굴조사도 시행할 예정이다. 계성리는 국가지정문화재인 계성리 석등(보물 제496호)이 위치한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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