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9일 "모든 것을 정치적으로 판단하고, 정치적으로 계산하고, 정치공학적으로 생각하면 발전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주시 충북도청에서 열린 충북도 업무보고에서 "지역도 경제적 사고를 갖고 미래지향적으로 하는 지역이 발전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가 제안한 '세종시 수정안'을 수용해야 충청권이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동시에 출구없는 논란에 대한 불편한 속내를 여과없이 드러낸 발언으로 풀이된다.
"공학적으로 생각하면 지역발전 안 된다"
이 대통령은 "저는 솔직히 생각하면 일 잘하는 사람을 밀고 싶어 한다. 지원하고 싶어 한다"면서 "여건이 갖춰져도 정치공학적으로만 생각하면 그 지역은 발전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미래지향적으로 하는 곳에 지원을 하고 싶고, 또 그런 곳에서 성과가 나온다"며 "그것이 지역발전이면서 대한민국의 발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단합'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얼마 전 다보스에서 87세 된 이스라엘 대통령을 만났다"면서 "그 조그만 나라가 세계 최고기술을 갖고 단합된 힘으로 아랍국가 사이에서 생존하는 것을 보면 단합된 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우리는 세계와 경쟁하고 있다. 중국이 최대 협력자라고 하지만, 한편으로는 최고의 경쟁자"라면서 "모든 나라와 경쟁을 하고 있으며 심하게 이야기하면 위기 속에서 서로 살아남으려는 전쟁을 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끼리 싸울 시간도 없고 여력도 없다"며 "세계와의 전쟁이기 떄문에 모두가 이기려면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잘되는 집안은 강도가 오면 싸우다가도 멈추고 강도를 물리치고 다시 싸운다"며 "강도가 왔는데도 너 죽고 나 죽자 하면 둘 다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지역 숙원사업도 '일사천리'…"충북은 피혜지역이 아닌 수혜지역"
충북지역의 각종 숙원사업에 대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대목 역시 '세종시 논란'을 의식한 포석이다.
이 대통령은 경제자유구역 유치 추진과 관련해 "과거 경제자유구역이 많이 지정돼 정부가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기는 하지만, 충북의 오창 오송지역은 준비가 돼 있고 여건이 마련돼 있는 만큼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
또 이 대통령은 재정난에 시달리는 청주공항을 언급하면서 "지역공항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많지만, 내륙에 공항 하나는 중심공항으로 만들어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며 "청주공항은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항공기정비센터(MRO) 단지 조성을 지원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이 지역에 세종시도 생기고, 물류의 중심으로 인적왕래가 많아질 것"이라면서 "청주에서 천안까지의 전철 연결도 청주공항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세종시가 들어서 과학비즈니스 벨트가 형성되면, 충북이 가장 큰 수혜지역이 된다"면서 "충북은 (세종시의) 피해지역이 아니라 수혜지역"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오늘 업무보고 자리에서 배석한 관련 부처 차관에게 바로 시행에 착수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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