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논란을 둘러싼 정치권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이 5일 정부의 '수정 강행'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열린 경기도 업무보고에서 "지금 대한민국은 일본, 중국은 물론 세계와 경쟁하며 살고 있다"며 "그런데 우리는 우리끼리 다투며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아닌가, 세계와 경쟁하는 시대에 인식이 뒤따르지 못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고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지나치게 정치적, 이념적으로 해석해 신속하게 할 수 있는 일들이 늦춰지고 해야 할 일을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정부의 세종시 수정 추진에 반대하는 야당과 박근혜 전 대표 등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또 이 대통령은 '역차별 논란'을 의식한 듯 "균형발전이란 여기에 있는 것을 뜯어서 저쪽에 주는 게 아니라, 잘 살 수 있고 기업이 올 수 있도록 인프라를 깔아 주는 것"이라며 "인프라만 제대로 깔아 주면, 그래서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기업은 어느 지역이든 가게 돼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원래 경상도라는 지명은 경주와 상주, 전라도는 전주와 나주에서 따왔다. 크게 흥했던 지역의 이름을 빌려온 것"이라며 "그런데 상주 등의 경우 과거에 '시끄러운 철도가 우리 지역을 지나서는 안 된다'라고 해서 철도가 다른 곳으로 돌아갔고, 한때의 결정 때문에 발전이 지체됐다"고 상기시켰다.
이 대통령은 "혹시 우리는 지금 정치적 이해관계에 얽혀 그때와 같은 전철을 되풀이하고 있지 않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이러다 20~30년 후 대한민국이 낙후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2010년 지금부터 향후 5~10년 간은 우리 후손을 위해서라도 상당히 중요한 시기"라며 "우리는 문자 그대로 중도실용 정부다. 이념에 얽매이지 않고 나라에, 국익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무엇이든지 하려고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럴 때야말로 상생의 협력이 필요하다"며 "서로 이해하고 배려해 세계와의 경쟁에 대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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