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출사표를 던지고 오세훈 현 시장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이 '초등학생 무상급식'을 대표 공약으로 들고 나왔다. 원 의원은 2일 "무상급식 실현은 예산의 문제가 아니라, 서울시장 의지의 문제"라고 못을 박았다.
"홍보예산, 보도블록 교체비용만 줄여도 된다"
원 의원은 "학부모들의 급식비 부담은 초등학생의 경우 연평균 32만원으로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은 1900 억 원이면 가능하다"며 "서울시는 한 해 예산이 21조가 넘고 90%이상의 재정자립도를 확보한 '작은 정부'로, 예산을 추가 편성할 것이 아니라 낭비적 예산을 절감하고 홍보성 예산, 보도블록 교체비용을 줄이면 얼마든지 무상급식을 실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 '교육 기본권으로서의 무상급식 실현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각종 지표에서 주거와 보육, 교육비가 중산층 서민의 가계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원 의원은 "서울시민의 77.7%가 무상급식 실시에 찬성하고 있다"며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함께 공개했다.
초등학생 무상급식은 경남과 경기 일부 등 한나라당이 단체장을 맡고 있는 일부 기초자치단체에서도 실시 중인 정책이다. 하지만 경기도 등 수도권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공정택 전 교육감이 당선된 서울에서는 이슈가 되지도 못했고 경기도에서는 김상곤 교육감과 김문수 도지사가 이 문제를 두고 수차례 정면 충돌한 바 있다.
경기도 의회가 무상급식 예산을 삭감한 지난 해 12월 2일 경기도교육청은 "학부모의 89.6%, 교직원의 81.3%, 학생의 89.3%가 초등학교 전체 무상급식에 찬성했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김 지사는 같은 날 경기도 공무원 월례 조례에서 "학교는 무료급식소가 아니다"면서 "훌륭한 선생님 모시기, 과학기자재 구입하기 등에 예산을 합리적으로 배분해 써야 하는데 온통 무료급식해서 밥 먹이고 치우자고 한다. 이것이 대표적인 포퓰리즘이다"라고 공박했었다.
이같은 공방으로 인해 경기도에서는 여 대 야, 진보 대 보수의 '무상급식 전선'이 형성됐다. 오세훈 시장 측의 대응 여부에 따라 서울까지 확장될 수도 있다.
뒷심 발휘하느냐가 관건
한나라당 손숙미 의원이 주최했지만 원희룡 의원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이날 토론회에는 한나라당과 다소 성향이 차이가 있는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관계자들이 토론자로 참석하기도 했다.
이날 원 의원은 "무상급식 정책발표 토론회는 함께 하는 복지서울을 만들기 위한 정책과정의 첫 시작이다"고 밝혔다.
원 의원이 이처럼 차별화된 정책을 지속적으로 내놓으며 바람몰이를 할 수 있을지, 한나라당 개혁파의 고질적 뒷심 부족을 보일지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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