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강원 정선군 사북읍 뿌리관에서 37년 전 사북광업소 광부와 부녀자들에 의해 발생한 ‘사북민주항쟁’의 역사적 의미를 되짚어보는 기념식이 열렸다.
이날 기념식에서 지난 1980년 4월 사북항쟁의 주모자 가운데 한 명으로 계엄사령부에 붙잡혀가 모진 폭행과 가혹행위로 요절한 진복규씨의 딸 진순영씨가 ‘1980년 사북을 말한다’제목의 헌정시를 발표했다.
진씨는 헌정시에서 “가진 것 없고 배운 것도 없어 선택한 막장광부 인생은 열심히 탄 캐면 돈 많이 벌 줄 알았다”며 “하지만 주면 주는 대로 받고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라는 기업주는 광부들에게 짐승이기를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광부도 인간답게 살아보자고 외친 1980년 4월 사북민주항쟁은 원초적 본능이었지만 폭도와 난동으로 진실을 왜곡했다”며 “역사의 현장에 함께 했던 동지들은 고문 후유증과 생활고에 쓸쓸히 죽어갔다”고 강조했다.
또 “당시의 진실을 밝혀줄 과거사 정리위원회와 민주화 심의위원회를 통해 사북사태가 사북민주항쟁으로 바뀌었지만 억울한 옥살이와 고문 후유증으로 고통 받고 살아온 세월에 대한 국가의 사과와 보상으로 위로받고 싶다”며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 소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원갑 사북민주항쟁동지회장은 “37년 전 이 땅의 아픈 역사와 고통을 보듬어 주는 단체와 관계자 여러분에게 감사한다”며 “사북민주항쟁은 기억하기도 싫은 통한의 사건”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1980년 신군부는 광부와 부녀자 140여 명을 검거해 고문과 폭행으로 죄인을 급조하면서 아비규환의 지옥을 만들었다”며 “업주의 억압과 착취 및 공권력의 부당한 압제에 맞선 사북항쟁은 결코 잊을 수 없는 역사”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태희 지역살리기공동추진위원장은 “진실이 왜곡된 사북민주항쟁이 회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민주화운동으로 인정받은 것은 높이 평가돼야 한다”며 “사북항쟁 정신이 계승발전 되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전정환 정선군수는 “오늘 이원갑 회장의 기념사가 가슴에 절절히 와 닿는다”며 “사북민주항쟁은 지역적으로나 역사적으로 결코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며 역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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