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이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원안이 배제된 안에 반대한다"며 수정반대론에 확실히 못을 박았다.
박 전 대표는 7일 저녁 재경(在京) 대구.경북 신년교례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일부 기자들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
박 전 대표는 또 한나라당이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할 수 있는데 대해서도 "엄밀히 말하자면 당론을 뒤집는 것"이라며 "그렇게 당론을 만들어도 저는 반대한다"고 분명히 밝혔다.
세종시 수정안의 당론화와 친박계의 용인은 친이 진영에서 내놓는 이른바 '출구전략'의 하나다. 따라서 박 전 대표가 친이계의 세종시 퇴로조차 차단해버린 것이다. 게다가 그는 친박계 원로인 홍사덕 의원이 내놓은 '정부부처 5~6개 이전 절충안'에 대해서도 "저와 논의한 적 없는 (홍 의원) 개인 생각"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또 정부 측으로 부터 세종시 수정안을 전달 받았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제 입장은 분명한데요"고 답했다.
그는 본행사 축사에서도 "우리 국민이 서로 신뢰하고 화합할 수 있다면 선진국을 만들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우회적으로 청와대를 공박했다.
정부 수정안 공식 발표를 앞두고 박 전 대표가 이처럼 명확히 자신의 입장을 밝힘에 따라 한나라당내 친이-친박 갈등 격화는 물론, 법제화가 필요한 수정안 관철여부는 극히 불투명해졌다.
한편 홍사덕 의원은 8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정부에서 정한 방식대로 일을 추진해 정부 입법안이 국회에 상정되면 바로 부결처리된다"면서 "숫자가 뻔하다. 청와대도 뻔히 알고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러면 대통령이 3년 넘게 열심히 일해야 할 입장인데 그런 큰 내상을 입고 일을 어떻게 하겠나"고 청와대를 향해 '경고'하기도 헀다.
홍 의원은 "내가 그 얘기를 할 때 제 개인 의견이라고 분명히 했다"면서 전날 자신이 내놓은 5~6개 부처 이전 절충안을 거둬들였다. 그는 또 "박근혜 전 대표가 '원안대로 가 가지고 자족기능을 충분히 보장되지 못할 경우 플러스 알파 하면 될 것 아니냐'고 했는데 그게 정답이다"면서 "정답을 내놓은 분이 그걸 바꿀 이유도 없고 바꿀 리도 없다. 그 점도 내가 분명히 얘기했다"고 박 전 대표에게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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