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4일 신년 연설을 통해 "대한민국은 지금 올바른 길로 가고 있다"면서 "성숙한 세계국가의 꿈은 이제 현실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시, 4대강 사업에 대한 정치권의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국정운영에 대한 자신감과 정면돌파 의지를 함께 드러낸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한국이 G20 금융정상회의를 유치하고, 한국전력 컨소시엄이 아랍에리미트(UAE) 원전수주에 성공하는 등 지난해 국정의 성과도 적극 활용했다.
"국운 융성의 호기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이 대통령은 "지난 해 9월 25일 피츠버그에서 G20 정상회의 2010년 개최국으로 한국이 선정되던 날, 제 마음 속에는 감격의 눈물과 함께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며 "지난 12월 27일 원자력 수출 협정이 체결되던 날, 부르튼 입술 사이로 '대한민국 국운이 열리고 있구나'하는 말이 절로 흘러나왔다"고 회상했다.
이 대통령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는 우리의 구호는 헛된 것이 아니었다"면서 "2009년 우리가 얻은 것은 자신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국운 융성의 호기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더 큰 대한민국의 호기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 흐름을 계속 타고 나아가야 한다"면서 "세계의 변화를 대한민국의 위대한 변화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 국정과제는 누가 뭐래도 경제 살리는 것"
이 대통령은 "새해 국정을 '시야는 넓게, 일은 탄탄하게' 수행하겠다"면서 "국민들이 긍정적인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데 역점을 두는 한편 2010년이 실질적인 선진 일류국가의 기초를 확실히 닦는 해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글로벌 외교 강화 △경제활력과 선진화 개혁 △친서민 중도실용 정책기조의 유지 등을 올해 3대 국정운영 기조로 제시하는 한편 '일자리 창출'을 중심으로 하는 5대 핵심 과제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2010년 이명박 정부의 첫 번째 국정 과제는 누가 뭐라 해도 경제를 살리는 것이고, 그 핵심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대통령은 "일자리에 대한 우리의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면서 "평생 하나의 직장만을 갖는다는 생각에서 탈피해야 하고, 임금피크제도 확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 유연화' 확대라는 정부의 정책기조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또 이 대통령은 "교육개혁에 매진하겠다"면서 "공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학교도 경쟁하고 선생님도 경쟁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를 도입했다"고 소개했다.
세 번째 국정과제인 '지역발전'과 관련해 이 대통령은 "금년은 각 지역의 발전 전략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지방에서도 경제 회복이 피부로 느껴질 수 있도록 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전국 72개 시군구를 거치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지역의 일자리와 소득창출을 위한 획기적 전기가 될 수 있도록 지역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 반영해 나가겠다"고 강조하면서 '세종시 역차별 논란'을 의식한 듯 "혁신도시, 기업도시, 경제자유구역 등이 조기에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제도개선, 재정지원 등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정치 선진화 개혁을 추진하겠다"면서 "우리가 선진일류국가로 가고자 한다면 모든 분야가 선진화되어야 하며 우리의 생각, 우리의 행동양식, 우리의 제도를 선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우리의 소중한 자유를 지키는 토대인 법질서를 확립하고 선진화해야 한다"면서 "배타적 지역주의를 완화하고 대결정치를 극복하기 위한 선거제도 개혁도 반드시 올해 완수해야 할 과제"라고 했다.
"남북관계 새로운 전기 만들어야…상시적 대화기구 마련하자"
이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외교정책과 관련해 "5대양 6대주의 모든 나라들과 전방위 외교를 펼치고, 남북관계도 실질적 변화가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겠다"면서 "국제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ODA를 늘리고 PKO 참여를 확대면서, 아프가니스탄 평화유지활동에도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남북관계에 대해 이 대통령은 "올해는 남북관계에도 새로운 전기를 만들어내야 한다"며 "북한이 조속히 6자 회담에 복귀하길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그리하여 한반도 비핵화가 진전되고 본격적인 남북 협력의 물꼬가 트이기를 기대한다"며 "이를 위해 우선 남과 북 사이에 상시적인 대화를 위한 기구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도 진정으로 마음을 열고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서길 기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이 대통령은 "금년에는 북한과 대화를 통해서 북한에 묻혀 있는 국군 용사들의 유해 발굴 사업을 추진하겠다"며 "낯선 땅에 와 생명을 바친 참전 용사들의 넋을 우리 대한민국은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의 위대한 변화, 이미 시작됐다"
이 대통령은 "임기 중반을 통과하는 금년 저는 일로영일(一勞永逸)의 자세로 일하고자 한다"면서 "어렵다고 회피하지 않을 것이고, 힘들다고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궂은일도 주저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미 대한민국은 위대한 변화를 시작했다"며 "이 위대한 변화를 우리는 반드시 이루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선진일류국가를 향한 우리의 발걸음은 한 시각도 멈출 수 없다"며 "우리 모두 함께 힘을 모아 해내자"고 덧붙였다.
한편 이 대통령은 대부분의 방송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 이날 신년연설 도중 마른 기침과 함께 목이 잠겨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이날 신년연설은 별도의 질의응답 없이 이 대통령이 준비된 20여 분 분량의 원고를 읽어 내려가는 것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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