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새벽, 2010년 예산안과 노동관계법이 우여곡절 끝에 처리되긴 했지만 신년 정국 전망은 극히 어둡다.
예산안과 노동관계법에 대한 후속 공방 뿐 아니라 세종시 문제, 아프간 파병 등의 현안이 기다리고 있다. 게다가 여야 모두 조기 전당대회 요구가 적지 않고 6월 지방선거까지 정국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세종시 정부 수정안이 발표되는 11일을 전후해 격돌이 예상된다.
줄줄이 기다리고 있는 난제들
통상 1월 정국은 2월 임시국회를 준비하는 워밍업 기간에 가까웠지만 올해 상황은 다르다.
여당 단독으로 처리된 예산안과 노동관계법의 경우에에도 야당은 절차적 정당성을 상실했다는 입장이다. 예결위 회의장을 한나라당 의총장으로 임의 변경한 것, 예산부수법안을 예산안보다 늦게 처리한 것, 1일 0시를 기해 노동관계법이 시행된 이후 법 개정을 한 것 등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
세종시 문제의 경우 정부와 여당은 국정보고대회 등을 통해 수정안에 대한 대국민홍보전에 나설 계획인 반면 야당은 장외투쟁을 불사한 대여 투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최고 관심사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의중이다. 박 전 대표가 '원안 플러스 알파' 입장을 고수할 경우 청와대와 한나라당 주류에서 친박 의원들을 각개격파하지 않는 이상 법개정은 난망하다.
게다가 아프가니스탄 파병 동의안 처리 문제 역시 1월 정국을 달굴 수 있는 소지가 충분하다. 또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에 대한 '대만 판 촛불 정국'이 북상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 수준 내지는 느슨한 기준으로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려던 대만 정부는 야당과 시민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수입기준 변화를 천명해놓은 상황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당시 정부와 국회는 "대만과 일본이 우리보다 엄격한 기준으로 수입하면 재협상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정해놓은 바 있다.
지방선거 앞둔 여야 조기전대가 관심
결국 정국주도권 다툼으로 직결되는 이같은 현안들은 모두 지방선거로 수렴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모두 올 해 정치일정의 초점을 2012년 총선과 대선의 전초전 격인 6월 지방선거에 맞추고 있다.
지방선거 준비는 여야의 조기 전당대회론과도 맞닿는다. 여야 모두 7월이 전당대회 시기지만 양측 모두 2∼3월 조기 전대 개최론이 적지 않다.
한나라당의 경우 소장파 사이에선 "이대로는 지방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은 편이지만 친박 진영과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계는 신중한 모습이다. 특히 집권 3년차로 접어들면서 조기 레임덕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청와대의 계산이 복잡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법에 이어 예산안 저지에 실패한 민주당은 한나라당에 비해 지도부 책임론이 더 높다. 또한 노동관계법에 대한 추미애 의원의 예기치 못한 독자행동은 쇄신론에 힘을 싣고 있다.
수적 약세로 인해 4대강 예산을 저지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웠다는 것이 당 주류 측의 논리지만 국민참여당 창당 등 범야권의 역동적 상황도 외면하기 쉽지 않은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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