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컨소시엄이 400억 달러 규모의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발전소 건설공사 수주에 성공하면서 청와대는 'MB 리더십'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청와대 이동관 홍보수석은 2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일은 국운에 앞서 이명박 대통령의 리더십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한 일"이라면서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이라면 꽃가루 뿌리고 카퍼레이드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 수석은 마지막까지 한전 컨소시엄과 경합을 벌였던 프랑스를 언급하면서 "프랑스가 보통 나라냐. 쉽게 말하면 기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종통보, 코펜하겐에서 받았다"
한전 컨소시엄의 수주가 최종 확정되기 전까지 이 대통령의 역할에 대해서도 청와대는 적극적으로 강조했다.
이 수석에 따르면 UAE 측은 지난 11월 초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을 통해 거절통보를 했었다고 한다. 이 수석은 "그 이후 이 대통령은 모하메드 UAE 왕세자와 6차례 전화통화를 가졌고, 요청이 있을 때마다 수일 내로 대표단을 현지에 보내는 신속함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모하메드 왕세자에게 "우리는 UAE와 30~50년의 긴 시간을 두고 형제국가로서 관계를 맺고 진심으로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종합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다"고 요청했다고 한다.
모하메드 왕세자는 두 번째 전화통화를 통해 "5주 정도 원전 프로젝트의 수주 결과발표를 미룰 테니 여러 분야의 전문가를 보내 달라"고 화답해 왔다. 직후 한승수 전 국무총리와 최경환 지식경제부, 김태영 국방부 장관 등이 중심이 된 대규모 대표단이 극비리에 UAE를 방문했다.
프랑스 쪽으로 기울었던 무게추에 변화가 생긴 것은 그 이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모하메드 왕세자는 지난 10일 이뤄진 이 대통령과의 네번 째 전화통화에서 "빠른 시일 내에 대규모 대표단을 보내고 실질적인 협력방안을 제시해 줘 감사하다"면서 "다음 주 쯤이면 가시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해왔다고 한다.
UAE 측이 한전 컨소시엄과 계약을 맺기로 잠정적인 결론을 내린 시점은 지난 15일 경이었다.
이 수석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은 기후변화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코펜하겐을 방문하고 있던 지난 18일 UAE 측으로부터 '최종 통보'와 함께 "27~28일 경 직접 UAE를 방문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한다. 치열했던 수주전은 사실상 이 시점에서 끝났던 것.
이 수석은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확실하게 최종 결론이 내려졌다기보다는 프랑스와의 복합적인 관계 때문에 마지막까지 마음을 졸이면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소개했다.
"MB의 통찰력과 식견에 너무 놀랐다"
이 수석은 "상대방이 진짜로 원하는 것을 신속하게 제시하고 설득하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이 대통령의 노력이 아니었으면 뒤집을 수 없었던 일"이라면서 "중동에 대해 갖고 있는 이 대통령의 통찰력과 식견에 너무 놀랐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UAE 순방기간 내내 일정을 함께 한 모하메드 왕세자에게 "단순히 비즈니스만을 한다면 그때그때의 이익을 따질 수 있다"며 "하지만 국가 대 국가, 지도자 대 지도자의 관계에서는 생각과 철학을 공유해야 한다. 잠시 손해를 보더라도 길게 봐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이 수석은 "이런 과정이 공명을 일으켰던 것 같다"면서 "특히 이 대통령 본인도 현대건설 CEO 시절 유렵 정상들이 나서 막판에 뒤집기를 당하는 경우가 여러 번 있었다고 하는데, 이런 것을 체득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대 역전극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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