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표는 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보정당 통합은 지방선거 이후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또한 노 대표는 "진보대연합에 민주당은 포함되지 않는다"면서도 "민주당과는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선 향후 필요에 따라, 예컨대 국민적 요구가 강하고 대의명분이 있을 경우 특례로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 밝힌 바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놨다.
하지만 노 대표는 유시민 전 장관이 참여하고 있는 국민참여당에 대해서는 "애매하다. 지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표의 이날 제안은 박원순 변호사 등 시민사회가 중심인 '희망과 대안', 박석운 민중연대 상임대표 등이 추진 중인 '2010 연대' 등의 구상과 유사한 점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해 노 대표는 "2010연대 등은 민주당 포함한 반MB전선에 도열해있는 모든 정당 포함한 것이고, 오늘 제안은 진보진영이 내년 선거에서 중심이 돼 연합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 진보대연합을 제안하고 있는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진보신당 |
"과거에 대한 평가와 혁신, 그리고 진보적 가치의 공유가 최소한의 기준"
노 대표는 "일각에서 2010년 지방선거에서 이명박 정권 심판이 중요하므로 이에 반대하는 모든 세력이 무조건 연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모든 연대에는 기준과 원칙이 있어야 한다. 과거를 위한 연대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노 대표는 "현재의 민주당으로 대표되는 지난 10년 정권의 정치세력은 정리해고 도입과 비정규직 양산, 쌀 개방과 농업포기, 부동산 폭등과 사교육 확장, 부자감세 실시와 빈부격차 확대, 망국적 한미FTA 추진 등 한국사뢰를 양극화의 위기로 내몰았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 "과거에 대한 반성적 평가와 혁신, 그리고 진보적인 가치의 공유가 MB정권을 공동으로 심판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를 위해 '2010 진보대연합'을 제시한 노 대표는 "대연합은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 맞서 진보개혁과 복지동맹을 위한 공동정치강령과 풀뿌리 민생복지를 중심으로 하는 제 진보정치세력과 시민사회진영의 연대방안"이라고 풀이하며 "이런 구상에 동의하는 '제 정당 및 시민사회단체 대표자 회의'를 제안한다.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노 대표의 이같은 제안이 '개혁 세력' 일반을 제외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는 국민참여당을 향해 "민주당이 문제가 있으니 민주당을 고쳐서 쓰자는 건지, 아니면 새로운 진보정당의 길을 걷겠다는 것인지가 불투명하다. 지켜보고 있다"면서 "과거와 결별하고 새로운 진보정당이 되겠다면 과거를 불문하고 함께 할 수 있지만 국민참여당이 이 부분에 있어 자기 포지셔닝을 명확히 해야 할 것이고, 그때 가서 판단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진보대연합을 추진하되 반MB전선은 여전히 유지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다"고 덧붙였다. 요컨대 민주당 등은 정체성의 차이가 적지 않아 연합의 대상일 수는 없지만 국면에 따라 연대의 대상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로선 성사 여부 불투명
한편 노 대표는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에서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진보정당 통합에 대해 "'묻지마 반MB연대'가 무의미하듯 '묻지마 통합' 역시 의미가 없다"면서 "지방선거에서 진보대연합을 발판으로 상호신뢰의 기반을 형성하고, 노선과 주체의 혁신과정을 거쳐, 이후 보다 넓고 강력한 진보정당 건설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先) 선거연합 후(後) 당 통합 로드맵을 제시한 것. 진보정당 통합을 전제로 한 지방선거 연합을 구상하는 민주노동당과는 온도차가 있다.
노 대표의 이날 제안은 나름의 논리적 완결성을 갖추고 있지만 성사 여부는 미지수다. 민주당을 제외한 나머지 세력들이 노 대표의 제안에 호응할지 가늠하기 어렵다.
지방선거에 내놓을 만한 뚜렷한 빅카드가 없는 민주노동당의 경우 노회찬, 심상정이라는 두 장의 카드를 쥐고 있는 진보신당 중심의 약진이 떨떠름한 측면도 없지 않다.
또한 시민사회 진영 주류는 표면적으로는 민주당을 강하게 질타하고 있지만 지난 10.28 재보선 단일화 협상 같은 고비에선 약한 모습을 보였다. '일단 민주당 빼고 뭉치자'는 제안에 호응할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는 이야기다. 민주당 역시 '비민주당 세력 연대'를 두고볼 수는 없는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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