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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을 위한 행진곡', 5.18 기념식에서 퇴출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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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을 위한 행진곡', 5.18 기념식에서 퇴출 위기

보훈처 "운동권 등만 즐겨불러서 새 노래 만들려 해"

'임을 위한 행진곡'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공식 기념석상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국가보훈처가 내년 5.18 기념행사 이전까지 가칭 '5월의 노래'를 제작키로 했기 때문이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광주민중항쟁 시민군 대변인인 고(故) 윤상원과 고 박기순의 영혼 결혼식을 배경으로 한 노래굿 <넋풀이>의 마지막 노래로, 1982년 발간된 비합법 테이프 '빛의 결혼식'에 수록된 이후 5.18 광주 민주화운동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노래다.

보훈처는 "'임을 위한 행진곡'은 운동권 등 일부 사람들만 즐겨 부른 노래라는 인식이 많은 데다 5월단체도 새 노랫말 심사에 참여하는 것을 전제로 이에 동의한 만큼 국민공모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부 5월 단체들이 동의 의사를 밝혔다곤 하지만, 현 정부 들어 공무원노조가 '임을 위한 행진곡'이 포함된 민중의례를 거행하는 것조차 금지된 분위기와 맞물려 새 노래 제정 방침에 대한 반발이 거세다.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는 등의 가사가 그리 꺼림칙하냐는 것이다.

국가기념행사인 5·18기념식장에서 공식 추모곡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이 처음 연주된 것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지난 2004년부터다. 지난해 기념식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도 이 노래를 따라 불렀다.

보훈처의 이같은 방침이 알려진 1일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사회적으로 5.18 추모곡으로 애창되어온 '임을 위한 행진곡'을 두고 별도의 추모곡을 만들려는 속내를 들여다보면 정말 광주 민주화운동을 추모하겠다는 것인지 그 정신을 훼손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개탄했다.

노 대변인은 "5월 항쟁 기념식장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퇴출시키겠다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면서 "결국 5월 민주항쟁에 담긴 저항의 역사를 지우고 광주민주화 운동을 박제화 하겠다는 것이다. 보훈처는 누구의 지시로 추모곡 선정 작업을 진행하려는지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 대변인은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가 모든 것을 독재시대로 되돌리려는 것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또한 이러한 움직임을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하게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노동당 백성균 부대변인도 "역사적 의미와 상징성이 무엇인가조차 알지 못하는 보훈처의 무례함에 분개한다"고 말했다.

백 부대변인은 "보훈처의 몰역사적인 '5월의 노래' 제작 계획 철회를 요구한다"면서 "친일역사가 애국역사로 돌변하고, 독재가 경제성장의 업적으로 포장되는 비상식의 사회에서 5.18마저 독재적 재해석으로 덧칠되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반발이 거세지자 보훈처 측은 "반대가 강하면 새 노래를 만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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