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5일 국회 기자 간담회를 열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끝장 양자 토론'을 제안했다.
안 후보는 이날 문 후보가 '준비된 대통령'을 내세우며 인수위 없이도 바로 집권 후 국정 운영이 가능한 풍부한 인재 풀을 자랑하고 있다는 질문에 대해 "문 후보에게 양자 끝장 토론을 제안하고 싶다"며 "자기가 주장한다고 '준비된' 게 아니지 않나. 짧은 30여 일 동안 누가 준비된 사람인지 판단하는 것은 국민의 몫"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번에는 요청이 있는 모든 곳에서 토론이 진행돼야 한다고 본다"며 "지난 번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뽑았다가 그 폐해를 깨닫고 있는데, 그것은 본인의 생각이 아니라 전문가들이 만들어 준 정책을 외우거나 읽거나 하면서 미처 검증이 안 되고 당선됐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그러니 당선된 후에는 자기 생각이 아니니 다 잊어버리고 원래 자기 생각, 우선 순위, 가치관대로 국정을 운영해온 것"이라며 "이제 그런 일이 있으면 안 된다. 미국 토론처럼 아무 준비된 종이 서류 없이 맨몸으로 자유롭게 끝장 토론을 하게 되면 실제로 저 사람이 가진 생각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문 후보를 겨냥해 "한 계파에 매몰된 경우에는 협치를 하기 힘들다"며 "정당과 정당 간의 협치뿐 아니라, 한 정당 내에서도 다른 계파 사람을 적으로 돌리고 협력되지 않는 상황에서 어떻게 다른 당과 협치가 되겠나. 그런 부분을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에 결국 다자 구도로 갈 것이지만 양강 구도로 가게 될 것"이라며 "국민들은 우리나라 미래를 위해, 결선투표제처럼 다자 구도 하에서도 50% 이상의 지지를 받는 대통령을 당선시켜야 국정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판단할 것"이라고 '국민(투표)에 의한 단일화'를 재강조했다. 그는 그러는 중에도 "제가 대선 결선투표제를 도입하자고 강력히 말씀드렸는데, 기득권 민주당이 반대해서 못 했다"고 민주당을 겨냥했다.
이날 대선 출마 선언을 한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에 대해서는 "김 전 대표와 얘기를 나눠보지 못했다"며 "굉장히 경륜과 경험이 많은 분인데, 생각하시는 부분이 잘 되기를 바랄 따름"이라고 선을 그었다.
대북정책에 대한 기본 입장도 밝혔다. 그는 "지금 대북관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은 제재 국면이라는 점"이라며 "(그런데) 우리가 제재를 왜 하는가, 제재로부터 얻고자 하는 목적이 뭐냐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 체제가 제재를 통해 붕괴한 전례가 없다"며 "그러면, 붕괴하지 않는다면 왜 제재하는 것이냐. 이유는 우리가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조건의 협상 테이블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제재 끝에는 협상 테이블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것을 잊으면 안 된다"며 "강력한 제재를 하면서도 적절한 시기에 물밑 대화를 하며 우리가 원하는 협상 테이블을 만드는 작업을 해야 한다. 그 테이블이 열리면 금강산 관광을 포함해 거기서 종합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 그것이 없이 중간에 '이것만 재개하자'고 할 수는 없다"고 했다. 개성공단 즉시 재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셈이다. 이런 자신의 주장이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나 정동영 의원 등과는 결이 다르지 않느냐는 지적에는 "의원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설득해 함께 보조를 맞추겠다"고 답했다.
앞서 안 후보는 앞서 이날 아침, 대선후보 선출 후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찾은 자리에서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에 대해 "엄중할 때 또 다시 도발을 감행했다. 규탄한다"고 했다. 안 후보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대선이 치러지면 국방 분야에서 가장 먼저 하겠다. 가장 먼저 국가안보실장부터 뽑겠다"고 했다.
안 후보는 현충원 참배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마찬가지로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찾고 "우리의 역사다. 공(功)은 계승하고 과(過)로부터는 교훈을 얻는 것이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어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단-의원단 연석회의에 참석해 당 소속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와 인사를 나눴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이 자리에서 안 후보에게 꽃다발을 건네고 "이제 본격적으로 미래 대 과거의 경쟁이 시작된다. 안철수의 미래와 문재인의 과거가 경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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