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3일 "우리 정부는 미일중러 등과 협력해 일괄타결 방안(그랜드 바겐) 등 북한과의 대화 재개에 대비한 협상 전략을 구체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부터 열리는 제17차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한 이 대통령은 현지 일간지인 '스트레이츠 타임스(The Straits Times)'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북한도 이 기회 놓치지 말아야"
최근 서해상에서 남북 해군 간의 교전이 벌어지는 사태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현재의 기조를 이어 나가겠다는 뜻을 재확인한 것이다.
다만 그 내용에 있어서는 자신의 북핵 일괄타결 방안인 '그랜드 바겐' 구상과 북한의 6자회담 복귀 필요성을 원론적으로 언급하는 데 그쳤다.
이 대통령은 "과거 20여년 간 진전과 후퇴를 반복해 오던 북핵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나는 북핵 프로그램의 핵심 부분을 폐기하고 동시에 북한이 필요로 하는 안전보장과 경제지원을 본격화하는 일괄타결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며 "한국은 앞으로 북한과의 대화 재개에 대비하면서 북한이 6자회담 등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대화 테이블에 나오도록 설득하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대통령은 "미국과 북한이 양자대화를 먼저 가진 후에 6자회담을 재개하는 쪽으로 전체적인 방향이 정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진정으로 핵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6자회담에 복귀하여 일괄타결 방안을 포함한 북핵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 진지하게 협의해야 할 것"이라고 북한을 압박했다.
"당분간 확장적 정책기조 유지한다"
경제정책과 관련해선 "당분간 확장적 정책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기업투자 확대를 통해 많은 일자리가 창출되도록 하고, 경기회복의 혜택을 가장 늦게 보게 되는 서민들을 위한 지원정책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 정부는 이번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세계 어느 나라보다 과감한 대책을 선제적으로 추진했다"며 "그 결과 1분기 성장률이 플러스로 전환하고, 2분기와 4분기에는 연속으로 2% 후반대의 성장을 기록했다"고 자평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IMF가 -4%까지 전망했던 올해 성장률이 플러스 성장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각국이 보호무역주의의 유혹에 현혹되기 쉬운 지난 1년 간 우리나라는 인도와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에 서명하고 EU(유럽연합)와의 FTA를 타결하는 등 자유무역 확대를 위한 적극적 노력을 펴왔다"면서 "한미 FTA의 비준은 물론 기존에 진행중인 FTA협상을 가속화하고 새로운 FTA를 추가로 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APEC 참석을 위해 이날 출국한 이 대통령은 본회의 외에도 역내 주요기업 최고경영자들과의 'APEC CEO 서밋', 한·싱가포르 정상회담, 동포간담회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오는 15일 귀국할 예정이다.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이번 APEC 정상회의를 APEC와 G20 간의 가교역할을 수행하는 계기로 삼고, 세계 경제위기 극복과 위기 이후 안정적 성장을 위한 논의를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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